'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 '벼랑끝'...홍지호 당시 대표 '과실치사상' 구속, 환경부 '자료 은폐' 고발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 '벼랑끝'...홍지호 당시 대표 '과실치사상' 구속, 환경부 '자료 은폐' 고발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4.18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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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SK케미칼을 향한 검찰과 환경 당국의 옥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제품 판매 당시 대표이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고 법인은 관련 자료의 고의적인 미제출 혐의로 환경 당국에 의해 고발당했다.

옥시에 버금가는 기업 차원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SK케미칼은 CMIT와 MIT를 원료로 하는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어 애경산업을 통해 판매했다. 

1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했다.

이 회사 관계자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구속기소된 박철 부사장에게는 유해성 실험자료 은닉혐의만 적용됐다. 

홍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심사한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이번 건 쟁점제품 출시 전후의 일련의 과정에서 피의자의 지위 및 권한, 관련자 진술내역 등 현재까지 전체적인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 사유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홍 전 대표와 한모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SK케미칼 조모, 이모 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홍지호 전 대표는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 메이트’가 출시·유통되던 2002년 이 회사의 대표를 지냈다. 

SK케미칼 측은 그동안 ‘가습기 메이트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홍 전 대표에 대한 ‘과실치사상’ 혐의가 어느정도 소명됐다고 판단한 만큼 SK케미칼은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게 됐다.

검찰은 SK케미칼이 ‘가습기 메이트’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완전히 검증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은 2016년 2월과 3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고발했으나, CMIT와 MIT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중지됐다. 

하지만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의 역학조사 결과가 축적되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내면서 지난 1월 검찰 수사가 재개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을 가습기 살균제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 12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법인과 관련 직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회사와 함께 기소된 직원들은 지난해 환경부 조사당시 피조사자였던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임원들과 실무진들이다. 

이번 고발은 SK케미칼이 지난해 환경부 현장조사에서 숨긴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연구자료가 검찰 조사 과정에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검찰에 고발을 한 상태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해주기 어렵다. 법인과 함께 고발당한 직원들은 지난해 조사를 받던 피조사자들이다. 임원과 실무진이 모두 포함됐다"고 했다. 

당시 SK케미칼은 환경부의 자료 요청을 받고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2017년 시행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은  환경부 장관이 가습기 살균제 사업자, 피해자 및 유가족 등을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 증거인멸, 허위자료를 제출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은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시행 이후 환경부에 의해 고발된 첫 번째 기업이다.

SK케미칼이 환경부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알려진 자료는 유공(현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이 1994년 진행한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결과다.

1994년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은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물질인 CMIT와 MIT의 ’유해성 보고서'에서 원료물질의 무해성이 확인되지 않아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유공은 판매를 강행한 의혹을 받는다.

2000년 SK케미칼은 유공의 가습기 살균제 사업부문을 인수해 해당 연구자료를 갖고 있음에도 판매를 지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회사로 환경부의 고발 사실이 통보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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