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박삼구 금호그룹 중견기업 추락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박삼구 금호그룹 중견기업 추락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4.15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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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자료사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자료사진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금호그룹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취임 16년 5개월만에 중견기업 수준으로 몰락하게 됐다. 

그 동안 금호그룹 재건의 포부를 밝혀왔던 박 전 회장은 두 번 다시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물러났으며, 금호그룹의 핵심 사업인 국적항공 사업은 새 주인을 찾아 나섰다. 

15일 금호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가진 최대주주이자 금호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인수합병은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로 이뤄질 예정이다.

매각 결정 후 금호그룹은 수정 자구계획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제출했다.

자구 계획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즉시 추진 ▲ 대주주 보유지분 담보 제공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복귀 없음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재 축소, 비수익 노선 정리 및 인력 생산성 제고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요청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 매각 조건인 ▲구주 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 ▲자회사 별도 매각 금지(인수자 요청시 별도 협의) ▲구주에 대한 동반매각요청권(Drag-along)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금호측은 그동안 담보로 제공되지 않았던 박삼구 전 회장 배우자와 장녀의 보유지분 13만 3990주(4.8%) 전량을 내놓고 금호타이어에 담보로 제공한 지분이 해지될 경우 박삼구 전 회장,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지분 119만 498주(42.7%)를 새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조건도 걸었다.

지난해 1월 신년사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와 그룹 재건의 의지를 보인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타이어는 물론 그룹의 핵심 사업인 아시아나항공까지 내주고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2002년 9월 고(故) 박정구 회장의 뒤를 이어 금호그룹의 총수가 된 박삼구 전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전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치중했다.

10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했으며 2008년에는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사들였다. 당시 금호그룹은 재계 7위까지 오르며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인수자금이 회사의 유보금 등이 아닌 차입과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조달된 점이 독으로 작용했다.

이미 악화될대로 악화된 유동성 문제에 2007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결국 금호는 2009년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같은 해 12월에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도 자율협약에 들어가 금호그룹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했다.

당시 박삼구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지만 2010년 11월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복귀한다. 2013년부터는 금호산업 대표에 올라 그룹 재건의 뜻을 밝혔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시작으로 2017년 금호고속 인수도 인수하며 그룹 재건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금난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들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까지 겹쳐 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지난 9일 박삼구 전 회장은 자신과 가족들의 지분을 담보로 500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자구계획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지만 산업은행은 이를 거부했다. 박 전 회장과 부인, 딸의 지분은 4.8%로 약 200억원 수준인데 이를 담보로 5000억원의 지원금과 함께 다시 3년이라는 경영안정화 시기를 달라는 데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분개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박 전 회장이)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또 다시 3년의 기회를 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한다"며 "과연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에 시간이 없었나. 30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었다"고 날을 세워 비판했다.

결국 박삼구 전 회장은 그룹의 몸통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정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6조2012억원으로 이는 금호그룹 전체 매출인 9조7329억원의 64%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과 함께 한 때 재계 7위의 위엄을 자랑했던 금호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은 중견기업 수준으로 추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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