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낙태죄 처벌은 위헌"...헌재 7대2 로 헌법불합치 결정
"임신 초기 낙태죄 처벌은 위헌"...헌재 7대2 로 헌법불합치 결정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4.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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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김성현 기자] 헌법재판소가 임신 초기 낙태까지 처벌하는 현행 형법 조항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1953년 제정된 형법 제269조, 제270조의 낙태죄는 66년만에 개정될 전망이다.

11일 헌법재판소는 산부인과 의사 ㄱ씨가 지난  2017년 2월 형법상 낙태죄가 위헌이라고 낸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불일치 결정을 내렸다.

9명의 헌법재판관 중 4명이 헌법불일치 의견을 냈으면 3명은 단순위헌, 2명은 합헌 의견을 냈다.

형법 제269조 제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270조 제1항에는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됐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항과, 의사가 여성의 승낙을 받아 낙태를 한 경우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제1항의 ‘의사’에 관한 부분 모두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 다고 선고했다.

위 조항들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해야 한다.

헌재에서 낙태죄가 쟁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8월 23일 헌재는 자기낙태죄 조항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 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6년 8개월만에 헌재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헌재는 “임신·출산·육아는 여성의 삶에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따라서 현행 형법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한기 때문에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판단했다.

임신 “여성의 승낙으로 낙태를 시술한 의사를 처벌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태아가 모체를 떠나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임신 22주부터는 인간에 근접한 상태에 도달한 것이라고 보고, 그 전까지는 여성이 자신의 임신사실을 알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해 “임신 22주를 기준으로 국가가 생명보호의 수단 및 정도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법은 내년 말일까지 개정돼야 한다.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형법상 낙태죄가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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