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법, 미르·K스포츠 삼성 204억원도 뇌물 포함하나..이재용측 미국판례까지 제출하며 방어
[단독] 대법, 미르·K스포츠 삼성 204억원도 뇌물 포함하나..이재용측 미국판례까지 제출하며 방어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4.08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한 204억원도 뇌물에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대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전합 심리 과정에서 상당수 대법관들이 이재용 부회장측이 두 재단에 낸 출연금도 한국동계스포츠영제센터에 낸  지원금 16억원과 법적 평가를 달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부회장 측에서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례까지 참고서면으로 대법원에 제출하며  방어에 나섰다. 두 재단 출연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은 강요죄의 피해자여서 법논리 상 뇌물공여자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판례가 강요죄와 뇌물죄의 상상적 경합을 배제한다는 논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1992년 미국 연방 대법원의 ‘Evans v. United States, 504 US 255’ 판결문을 지난달 말 대법원에 의견서 형태로 제출했다.

판결문의 내용은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7000달러 현금 등 금품을 수수한 공무원의 강요죄 성립 여부에 대한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해당 공무원의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해당 판결은 그 동안 미국 법원이 뇌물수수 공무원에게 ‘홉스 법’을 적용해 강요죄도 함께 적용한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홉스 법은 1946년 샘 홉스 하원의원에 의해 제정된 미 연방법으로 ‘거래를 포함한 모든 행위에 있어 신체적 폭력, 강압, 강도, 강탈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자는 벌금과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해당 판결 전 미국 법원은 공직자의 뇌물수수는 민간인의 재산을 강탈한 행위로 보고 강요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삼성 측은 해당 판례를 들어 미국 법원이 강요죄 피해자에 대한 뇌물공여죄 성립을 부정했으며, 뇌물수수가 유죄인 공직자에게는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 국제법의 흐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박 전 대통령에게 강요죄와 수뢰 책임을 동시 물을 수는 없고, 동전의 양면인 이재용 부회장도 강요죄의 피해자이면 뇌물공여 죄책을 물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앞선 1,2심 네번의 재판에서 엇갈린 판결을 받았는데, 특히 뇌물의 범위에서 큰 차이가 난다.

특검이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공소장에 기재한 뇌물 액수는 298억2535만원이다. 구체적으로는 직접 뇌물죄에 해당하는 최순실씨 소유의 독일 코레스포츠, 딸 정유라 승마 지원금 77억9735만원, 제3자 뇌물죄에 속하는 미르·K재단 지원금 204억원, 영재센터 후원금 16억2800만원이다.

/표=김성현 기자
/표=김성현 기자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지난해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와 관련해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금은 유죄로 판단한 반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무죄로 봤다. 이 판결이 박근혜-이재용 하급심 재판 중에는 가장 최근 나온 것이다.

제3자뇌물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 성립한다. 일반 뇌물죄와 달리 ‘부정한 청탁’이 필수적인 구성요건이다.

박 전 대통령의 2심 재판부는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단독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현안을 알고 있었고 ▲면담 이후 삼성에 우호적인 정부의 조치가 취해졌으며 ▲당시 말씀자료에도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현안 등이 포함된 것을 근거로 두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금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영재센터 지원 요구는 그 지원 대상, 규모 및 방식 등이 매우 구체적으로 특정됐고 ▲삼성 측은 영재센터가 정상적인 공익단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원을 결정했고 ▲삼성 측은 후원금의 산출 근거에 대한 충분한 검토조차 없이 후원금을 지급한 정황 등을 토대로 지원금 전액을 제3자 뇌물죄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 자리에서 각 재단에 출연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고 ▲삼성그룹의 통상적인 공익활동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 삼성을 포함한 다른 출연 기업들이 두 재단에 대한 출연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입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재단에 대한 출연 결정을 했다는 점을 근거로 뇌물성을 부인했다.

이에 일부 대법관들은 영재센터 지원금이 제3자 뇌물에 해당된다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법해석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급심이 제3자 뇌물죄 구성요건인 '부정한 청탁' 을 지나치게 협소하고 엄격하게 해석했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수뢰자가 국정 전반에 포괄적 권한을 가진 대통령인 경우, 자신이 직접 뇌물 받은 것이나 제3자에게 주도록 한 것이나 본질적으로 법적으로 같은 가벌성을 갖고 있고, 대통령에 대한 부정한 청탁은 추상적· 묵시적인 수준이어도 뇌물죄 성립에 지장이 없다는 논리를 배경으로 한다. 

이 같은 의견이 과반이 될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죄 액수에는 204억원이 추가된다. 

지난 2월 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독일 코레스포츠, 정유라 승마지원 용역비용인 36억3484만원만 뇌물공여액으로 인정하면서 내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형도 뒤집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