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김성현 기자]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엄수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약 1시간동안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영결식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현장 참석은 100여명으로 제한하고 온라인 중계로 진행됐다.

영결식 현장에는 고인의 부인인 강난희씨와 아들인 박주신 씨, 딸인 박다인 씨 등 유족과 시·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 등 100여 명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회를 맡았다. 이해찬 민주당 당대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 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평소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자리했다.

고민정 의원의 개식 선언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 ▲추모영상 상영 ▲추모곡 연주 ▲위원장단 조사·헌화 ▲유족 대표 인사말 등 순서로 진행된다.

추모영상에서는 “언제나 저의 답은 시민이다”라고 외치는 박 시장의 육성과 함께 유언장이 화면에 나왔다.

추모곡으로는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제3번 중 ‘에어’를 현악5중주로 연주했다.

고민정 의원은 “고인의 가시는 길이 평온한 발걸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이 곡을 준비했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 모습. /서울시청 생중계 캡쳐

이어 박원순 시장 서울특별시장(葬) 공동장례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해찬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시민 홍남숙씨가 조사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백낙청 교수는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며 "애도가 성찰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만 성찰은 무엇보다 자기성찰로 시작된다.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이다.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인권변호사로서 군사정권 하에서 시국사건 변론을 맡은 데 이어 1987년 민주화 이후로는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았다"며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했다.

서정협 부시장은 박 시장은 어려운 이들의 삶과 꿈을 회복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어떤 순간에도 약자의 곤경을 외면하지 않았다"며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 약자의 삶이 존중받는 도시로 바꾸기 위한 혁신을 끊임없이 계속해왔다"고 했다.

홍남숙씨는 "수많은 분들의 헌신과 기여로 이 세상이 변화하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봤다"며 "당신의 이웃이자 친구이자 팬이 되어, 당신이 보여준 삶이 있어, 작은 삶을 좀 더 크게 확장할 수 있었고 기여, 헌신, 나눔, 쓰임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사 후 공동장례위원장 3명을 시작으로 장례위원회 관계자, 더불어민주당 임채정 고문, 배진교 정의당 대표, 광역 시·도지사, 서울지역 구청장, 시민단체 대표단, 서울시 간부 등이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원순 시장의 딸 박다인씨가 영결식에서 유족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서울시청 생방송 캡쳐

유가족 대표로 유족인사말을 전한 박 시장의 딸 박다인씨는 "갑작스러운 이별에 누구보다 황망했을 서울시 직원 여러분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덕분에 저희 가족은 쉽지 않은 시간을 조금씩 견뎌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툭별시장 박원순은 더 이상 없다. 그 자리에 시민 여러분이 계신다. 여러분이 바로 서울시장”이라며 “서울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 이제 여러분이 지켜주시기 바란다. 다시 시민이 시장이다”고 말했다.

영결식이 끝난 후 박 시장의 운구 행렬은 서울 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 후 고향이자 선산이 있는 경남 창녕으로 옮겨진다. 유족의 뜻에 따라 묘소는 얕고 살짝 땅 위로 솟은 봉분 형태로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