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sbs 그것이알고싶다(그알)가 4일 방송에서 15년 전 강원도 양구군 한 전당포에서 발생한 노부부 살인사건의 실체를 추적한다.

피살된 전당포 주인 ㄱ씨(당시 77세)와 아내 ㄴ씨(당시 69세)는 1975년부터 양구에 정착해 전당포를 운영하며 살던 중국인 화교였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ㄱ씨는 1인용 침대 위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가슴, 배 등 12곳에 흉기로 찔린 자욱이 발견됐다.

아내 ㄴ씨는 출입문 안쪽에 있던 간이 금고 옆에 숨진채 발견됐다. ㄴ씨도 오른쪽 가슴 부위 등 3곳을 흉기에 찔렸고 우측 눈 부위가 함몰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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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알약과 약봉지가 떨어져 있었고, 현금 1000만원이 들어있던 장롱을 뒤진 흔적이 있었다. 현관, 창문 등에는 외부 침입을 추론할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노 부부가 저항한 자취도 찾을 수 없었다.

평소에 자주 보던 지인이 집에 왔고, 평소 복용하던 약을 먹으려다 갑자기 공격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경찰은 전당포 단골손님이나 가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이 복원한 사건현장을 본 전문가들도 외부인 보다는 평소 알고 지낸 지인을 포함한 내부인, 면식범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포로파일러인 표창원 전 의원은 "정황 상 범인은 손에 꼽을 사람밖에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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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ㄱ씨 부부를 잘아는 주민들은 '화교인 전당포 주인 집을 드나들 정도로 친했던 이웃은 없었다'고 한결같이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직업 특성상 금전거래로 인한 원한관계에 따른 범행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 전당포 단골손님이었던 군인들의 알리바이를 조사했다.

탐문수사 끝에 군인 두명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이들은 현역군인이 아닌 2004~2005년 전당포 인근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예비역이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 위치 등을 확인했으나 이렇다 할 용의점은 끝내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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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내부인은 피해자 부부의 가족만 남았다.

이 사건의 첫 신고자는 숨진 노부부의 아들 ㄷ씨(당시 45세)였다. ㄷ씨는 노부부가 운영하던 전당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고, 전당포의 잔심부름 등을 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ㄷ씨는 당시 "사건당일 오전에 전당포로 출근해 한동안 TV를 시청하다가 정오 경 찾아온 손님의 물품을 확인하기 위해 집으로 갔는데, 안방 문을 열어보니 두 분이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목격자 진술을 했다.

경찰은 ㄷ씨의 행적을 조사했지만 ㄷ씨의 진술을 뒤집을 별다른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ㄷ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시도했지만 ㄷ씨의 거절로 실행하지 못했다.

그러다 사건 발생 4년 만인 2009년 다시 경찰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구했고, 이때는 ㄷ씨도 응했다.

하지만 ㄷ씨의 목격자 진술과 알리바이에 대한 검사결과는 '진실'로 판명됐고 ㄷ씨는 공식적으로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여전히 ㄷ씨가 유력한 용의자라고 믿는 이가 있었다. ㄷ씨와 당시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인던 ㄹ씨였다. 그알 제작진과 만나서도 ㄹ씨는 ㄷ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ㄱ씨 부부가 살해된 다음날 겪었던 일이 ㄷ씨를 진범으로 의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했다. ㄷ씨가 밤에 잠을 자다가 "잘못했어요"라는 잠꼬대를 되풀이했다는 것.

그러나, 사건 후 중국으로 건너 간 ㄷ씨는 그알 제작진에게 완전히 다른 주장을 했다.

그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용의자 낙인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되레 동거녀 ㄹ씨가 자신을 모함하고 있으며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ㄹ씨는 사건 발생 즈음 전당포에서 장부 정리 일을 하고 있었다. ㄹ씨는 당시 자신은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경찰 조사도 거부했다고 한다.

ㄹ씨는 전당포와 ㄱ씨 부부 거처를 자유롭게 드나들던 사람 중 유일하게 가족이 아닌 인물이었다.

2005년 8월 발생한 이 사건은 본디 올해 8월 공소시효가 종료되지만 살인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폐지돼 8월 이후라도 범인이 검거되면 처벌이 가능한 상태다.

 

 

sbs 그것이알고싶다 '양구 전당포 노부부 살인사건' 4일 오후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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