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오경선·문기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LG화학 공장을 방문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에 대한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5월13일 충남 천안 삼성SDI 배터리 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 현황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조만간 또 다른 배터리 제조업체인 SK이노베이션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기차 부문에서 완성차 강자인 현대·기아차와 배터리 선두권인 LG-삼성-SK의 '한국 동맹군'이 현실화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2일 LG그룹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과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배터리 생산 라인과 선행 개발 현장 등을 둘러봤다.

미래 배터리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과 정 부회장이 공식 비즈니스 행사에서 단독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에서 주요 경영진들이 동행했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이 이날 정 부회장과 함께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했다.

LG 측에서는 권영수 LG 부회장과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배터리연구소장 김명환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 측 인사들은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와 LG화학은 전기차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LG화학 배터리가 적용돼 있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가 2022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2차 배터리 공급사도 선정됐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LG화학 제품은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필수적인 고성능·고효율 배터리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EV)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화학은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분야에서도 게임 체인저가 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양사간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