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급격히 늘며 일부 증권사들이 자기자금으로 할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를 확대하고 있다.

투자은행(IB) 부문 위축에 따라 증권사들의 유통융자도 한계에 달하며 신용공여에 자기자본을 활용하고 있다.

16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주 공지사항을 통해 신용거래 융자 매수 방식을 유통융자에서 자기융자로 일시적으로 변경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도 5월 말, 6월 초 신용매수 용자방식을 자기융자로 변경한 바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할 때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유통융자는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자기융자는 증권사가 자기자금을 직접 빌려주는 방식이다.

증권사는 유통융자와 자기융자 선택이 자유로워 각사의 사정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다만 변경 내용은 공지해야 한다.

증권사가 자기융자로 변경하는 배경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유통융자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가 가득 찼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6월 초부터 유통융자 한도에 다다르기 시작해 현재 한국증권금융에 한도를 높여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한도가 증액될 때까지는 자기융자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투자 역시 같은 이유로 일시적 자기융자를 결정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급증한 개인투자자들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1조7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말 대비 81.53% 급증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코스피 급락에도 개인투자자들은 1조240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역대 5번째로 높은 순매수 규모다.

1분기 IB(투자은행) 부문에서 부진할 실적을 냈던 증권사들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반갑기만 하다.

유통융자의 경우 이자의 일부를 한국증권금융이 가져가지만, 자기융자는 온전히 증권사가 이자를 챙기게 된다.

코로나19 국면, IB 투자자금이 묶인 상태에서 이를 활용한 자기융자는 쏠쏠한 수익원이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자가 1% 수준이라 자기융자를 통해 큰 돈을 번다거나 할 수는 없지만 IB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투자금을 이용한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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