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원유 시추기. /AP

[포쓰저널=성은숙 기자]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 소식에 반짝 급상승했다가 기대에 못미친 감산량과 멕시코의 불발 등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가 리드하는 여타 산유국들은 9일(유럽시간) OPEC플러스(+) 화상회의를 열어 하루 평균 1000만 배럴 감산안 합의를 논의했지만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끝났다.  

OPEC+는 10여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결과 각국별 감산량을 발표하면서 멕시코의 경우 하루 40만 배럴을 제시했는데 멕시코 측은 이를 거부했다.

로시오 날아 가르시아 멕시코 에너지부 장관은 회의 막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트위터를 통해 "하루 평균 40만 배럴 감산 규모에 반대한다. 10만 배럴만 감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관심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열릴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 회의에 쏠리고 있다.

사우디 제안으로 열리는 이날 회의에서는 OPEC+ 국가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 여타 산유국들도 참석하는 만큼 글로벌 차원의 원유 감산안이 다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하루 평균 1000만 배럴을 감산키로 의견을 모았다. 하루 글로벌 생산량의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 평균 250만 배럴씩, 이라크는 100만 배럴 이상 등 각국의 생산량을 기존 대비 23%까지 감산하기로 했다. 

이후 7~12월에는 하루 평균 800만 배럴씩, 2021년 1월~2022년 4월에는 하루 평균 600만 배럴씩 점진적으로 감산 규모를 완화하기로 했다.

다만, 멕시코의 막판 반발로 공식적인 합의문은 채택하지 못했다. 

OPEC+ 측은 미국·캐나다·노르웨이 등 여타 산유국들도 500만 배럴을 감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OPEC+ 회의 직후 뉴욕상품거래소(NVMEX)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물이 전날보다 12% 급등한 배럴당 28.35 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Brent Crude) 6월 인도물이 8.5% 상승한 배럴당 35.79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감산 규모가 애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최종 합의문 채택도 불발되면서 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WTI는 배럴당 22.76달러, 브랜트유는 배럴당 31.4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폭은 기존 하루 평균 공급량의 30%인 30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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