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롯데·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면세사업권을 포기한 데 이어 그랜드관광호텔도 면세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

1분기(1~3월)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싼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9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면세 사업권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6개사 중 3개사가 신규 입찰을 포기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신라면세점은 DF3(주류·담배), 롯데면세점은 DF4(주류·담배), 그랜드관광호텔은 DF8(전 품목) 사업권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DF8(전 품목), DF9(주류·담배·식품) 사업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시티플러스와 엔타스듀티프리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두 회사는 관세청 특허심사 마감일인 오는 14일 전까지 사업 진행여부를 결정해야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일 DF7(피혁·패션) 사업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면세점들은 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해 임대료 조정을 요구했으나, 인천공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사업권을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2차년도 임대료는 1차년도 임대료(입찰가)에 전년도 여객증감율의 50%를 반영해 결정한다.

전년도 여객증감율은 2019년9월∼2020년8월 대비 2020년9월~2021년8월 여객 수요로 계산된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면, 2년차 임대료는 최대 9%까지 인상될 수 있다.

인천공항 측은 “임대료 조건은 입찰 참여자에게 공지된 입찰의 핵심 조건이기에 이를 변경하면 입찰 공정성을 훼손하게 된다”며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즉각적인 재입찰보다는 제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입찰 방안을 재검토한 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면세점 이용객 수는 작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월 면세점 총 이용객 수는 175만명으로 전년 동기(374만명) 대비 53%, 전월 대비(384만명) 54% 급감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동월(1조7416억원)에 비해 58% 줄어든 1조1025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들이 1분기(1∼3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 35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면세점과 국내 공항점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3%, 49% 감소할 것으로 봤다. 영업적자는 2분기(-183억원)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신세계는 면세점 부문 실적이 적자 전환해 올해 1분기 261억원, 2분기 186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백화점 사업 등으로 전사 실적은 적자를 기록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의 적자 폭을 키울 것으로 분석됐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1분기 현대백화점 면세사업의 영업적자를 283억원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도 1분기 영업적자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을 포기한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변화된 점을 고려해 우선협상자 계약을 포기하게 됐다. 시장 영향이 1년 이상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여행 수요 회복세는 더딜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후 면세사업 입찰 재참여 여부는 사업 조건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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