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이스타항공이 직원 줄이기를 통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지 않으면 LCC(저가항공사) 업계 전반에 최악의 기류가 조성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사측은 지난달 31일 열린 노사 회의에서 현재 1683명인 직원을 930여명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은 전 직원의 45%인 750여명이다.

우선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후 구조조정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정리해고 하는 방안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내용은 이메일을 통해 이스타항공 직원들에게 공지됐다.

공지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24일에는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시점은 5월 31일이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운항률이 급감하자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중 10대의 리스 계약을 종료하고 반납할 예정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3월30일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 명에게 4월1일 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구조조정은 여타 LCC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기본적으로 지출되는 유지비가 보유 현금성 자산을 넘어서면서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는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2242억원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2971억원, 1847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선수금은 제주항공이 1853억원,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각각 918억원, 1046억원을 갖고 있다.

이들 선수금도 추가 예약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운항정지와 예약취소가 잇따라 상당 부분 항공권 환불금으로 소진됐을 것으로 보인다. 

LCC 항공사의 3월 국제선 운송 여객은 7만1000여명으로 전년(242만명)의 2.9% 수준에 불과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인건비, 감가상각비, 임차료 등을 고려한 제주항공의 월 최소 유지비용을 375억원으로 계산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220억원, 251억원으로 추산됐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산업 침체가 최소한 5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정상화 시점까지 각 항공사가 최소 유지비용을 넘어서는 적자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다.

제주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 침체가 본격화된 2월부터 5월까지 최소 유지비용만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

비행기를 띄우지 않아도 매달 375억원이 증발하는 상황이다. 승객 급감으로 비행기를 띄우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이든 국내선이든 운항정지를 하는 이유가 (항공기를)띄우면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많이 띄우는 항공사의 적자가 더 확대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한국항공협회는 국적 항공사들의 올해 상반기 매출 손실만 6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월에 들어서는 LCC 항공사들의 적자가 현금 보유액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직원 휴직 등을 통해 최소비융을 낮추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결국 원가경쟁력이 이 사태를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기준이 될 것 같다. 제주항공은 구조조정은 검토도 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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