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가격 추이./로이터

[포쓰저널] 미국 셰일 가스 생산업체 한 곳이 최근의 국제유가 급락 사태와 관련해 파산을 신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메이저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긴급대책을 논의한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셰일 업체인 화이팅석유(Whiting Petroleum)가 이날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유가전쟁으로 촉발된 대혼란 속에서 무릎을 꿇은 첫 업체가 됐다.

화이팅석유는 이날 2억62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FT는 화이팅석유 경영진이 비용 절감과 현금 흐름 개선 조치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유가전쟁을 버틸 수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 셰일업체들은 현금이 바닥나는 가운데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으면서 줄도산 위기에 놓여있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진단이다. 셰일 석유는 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판매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은 돼야 수지를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셰일 업체의 줄도산 사태가 현실화되면 월스트리트를 포함한 금융권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셰일업체들이 유전개발 과정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한 회사채와 비상장 주식 등을 투자은행 등 미국 금융사들이 다수 껴안고 있다.  

에너지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 까지 겹치자 대혼돈에 빠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물은 배럴당 21.04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1월초만 해도 배럴당 6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서 석유회사 CEO들과 대책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옥시덴탈의 비키 홀럽 및 콘티넨털 리소스 창립자 해럴드 햄 등이 참석한다.

WSJ은 미 정부가 에너지 기업을 도울 방법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과감한 정부 개입이 필요한 지를 두고 주요 거대 석유 기업과 중소형 독립 셰일 업체 간 시각차도 큰 상황이다.

셰일 업체들은 텍사스 규제당국에 텍사스주의 원유 생산량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반면 엑손, 셰브런 등 대기업들은 어떠한 종류의 오일·가스 시장 개입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주 미 의회를 통과한 2조2000억달러 규모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에는 에너지 기업 지원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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