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문중원열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책위'와 '고(故)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가 서울 중구 민노총 교육장에서 '부조리한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성은숙기자

[포쓰저널=성은숙 기자] 한국마사회의 부조리한 운영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문중원 기수를 비롯한 7명의 부산경남경마공원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드러난 마사회의 적폐 권력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중원열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책위'와 '고(故)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부조리한 한국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마사회 권력 해체 서명운동은 29일까지 전국 경마공원과 마사회 장외발매소 등 전국 각지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모여진 서명은 청와대에 전달될 계획이다.
    
양 대책위는 한국마사회의 문제점으로 △매출 확대를 위해 해외 원정 도박단 의혹 및 고액 배팅 의혹  묵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적인 징계 처분 △도박 중독 예방 및 사회공헌 사업 투자 규모를 줄여 공기업으로서의 정체성 상실 △비인도적이고 잔인한 과정으로 퇴역말 도축 △페닐부타존 등 약물 투여된 말의 고기 유통 △기수·조교사·관리사를 '외부인'으로 지칭 등을 지적했다.

해결책으로는 △한국마사회의 외부 권력 감시체계 구축 △한국마사회 권한 분산 △사행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와 감소를 목표로 한 경영평가 △노동조합 인정 △사실상 자체 정화 불능임을 정부가 인식할 것 등을 제시했다.

양 대책위는 "한국마사회는 2017년 워커힐 화상경마장에서 해외 원정 도박단이 수백억씩 국부를 유출하도록 한국마사회 직원들이 도왔다는 의혹과 2019년 한국마사회 의정부 지사에서 '경주 한 번에 10만원 배팅' 제한 규정을 무시하고 밀실룸에서 수천만원 씩 고액 배팅을 유도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음에도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마사회가 공기업으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도박 중독 예방과 말산업육성에 있다. 그런데 도박중독 예방 및 상담 사업 전담 '유캔센터'의 활동은 점점 축소되고 퇴역 말에 대한 제주축협의 비인도적인 도축 과정은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의 잠입 취재로 고발까지 됐다"며 "한국마사회는 순매출 2조 216억여원 중 16억 1000만원만 도박중독예방사업 예산으로 쓰면서 비율 수치를 크게 보이기 위한 숫자 놀이에 급급하고 퇴역마 도축은 제주축협의 책임이라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책위는 한국마사회 적폐 권력구조의 핵심 문제로 한국마사회를 견제할 기관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들은 "한국마사회는 한국마사회법, 한국마사회법 시행령 등을 바탕으로 구성원은 물론 사회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농림축산식품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인권경영위원회 등 어떤 기관도 적절하게 견제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구성된 적폐청산위원회 조차도 유명무실했다"고 했다.

한국마사회법 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허가 없이 경마장을 설치해도 벌칙은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그친다.

또 자체감사 기구 중 하나인 인권경영위원회의 활동은 2019년 1월 발행된 '한국마사회 UN Global Compact 이행보고서'에도 적시되지 않았다.

양 대책위는 "한국마사회를 규제·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적폐는 반복될 것이다"며 "한국마사회 자체 정화는 불가능 상태로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마사회 측은 "내용 범위가 포괄적이고 다양해 해당 부서에 문의해서 내일 오후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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