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수 한샘 회장./사진=한샘

[포쓰저널] 지난해 12월 취임한 강승수 회장이 21일 한샘 본사에서 첫 번째 기자회견을 갖고 "7년내 국내 매출 10조원 달성"을 선언했다.

"이르면 3년, 늦어도 7년 안에 2조원 수준인 국내 매출을 1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샘의 '매출 10조' 목표는 전 최양하 회장 시절부터 언급됐지만 구체적 기한이 명시된 것은 처음이다.

강승수 회장은 특히 한샘의 퀀텀점프를 견인할 핵심으로 기존 주택을 고쳐 쓰는 '리하우스‘ 사업을 꼽았다. 5조원 매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2017년까지 5배 이상의 기록적인 성장을 하겠다는 강 회장의 공약에 업계는 갸우뚱한 표정이다.

한샘의 실적 회복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경기 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 대내외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샘은 2013년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7년 매출 2조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8년 매출은 1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매출은 1조7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7년 1400억원대에서 2018년 560억원대로 반토막 난 상태다.

주택 거래량 감소로 지난해 한샘의 일반 소비자 대상 B2C 관련 전체 사업부 매출액은 강승수 회장이 실적견인 첨병으로 점찍은 리하우스 사업의 선방에도 불구, 25~30% 감소했다.

지난해 리하우스의 매출 추산액은 5000억원대. 강 회장의 공약대로라면 7년내 10배 이상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리바트, KCC, LG하우시스 등 경쟁사들도 이 시장에 전략을 집중하고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한샘은 향후 주가가 하락 수 있다는 시그널로 읽히는 '공매도' 단골종목으로도 꼽힌다. 21일 한샘 주가도 강 회장의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 하락했다.

여기에 인테리어 업계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이 한샘 등 대기업이 인테리어 사업을 확장하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인테리어 공사업'을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도록 신청한 상태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 침해 주범으로 '한샘 리하우스'를 콕 찝어 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업종에는 5년간 대기업이 사업을 확대하거나 새로 진입할 수 없다. 위반 시 매출의 5%까지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를 의식한 듯 한샘은 강승수 회장의 취임 간담회도 유통업계가 아닌 중소벤처기업부 출입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해 빈축을 샀다.

기록적인 매출 목표 제시로 대리점들을 압박할 판매 강제도 우려된다.

한샘은 이미 '대리점 갑질'로 끊임없이 논란이 돼 국정감사때마다 지적을 받아 왔다.

한샘은 가구업계 1위다. 1등은 업계 리더로서 '매출' 같은 외형 못지 않게 업계의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취임 첫 간담회에서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에 대한 강 회장의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7년내 10조' 공약이 월급쟁이 회장인 강 회장이 "적어도 7년간은 회장해야겠다"는 시그널 이상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일각의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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