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경마제도 개선안은 '눈 가리고 아웅' 꼴" 문중원 기수 유족 등 규탄

성은숙 승인 2019.12.31 13:37 의견 0
31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국마사회의 '경마제도 개선안' 시행 계획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성은숙 기자

[포쓰저널=성은숙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의 부조리한 운영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41) 기수의 유가족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한국마사회가 발표한 '경마제도 개선안' 시행 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마사회가 26일 발표한 2020년 경마제도 개선안이 고 문 기수의 유가족과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마필관리사, 기수 등을 제외한 일방적이고 기만적인 협의라는 것이다.

31일 오전 11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시민분향소에서 고 문 기수의 유가족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부산경남기수협회 등이 한국마사회의 '경마제도 개선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14년간 7명의 마필관리사와 기수가 목숨을 끊은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일을 반복하는 미봉책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날 고 문중원 기수의 아버지와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가 발언에 나섰다.

 문 기수의 아버지는 "한국마사회장 면담을 요구한 우리 유가족에게 돌아온 것은 경찰의 폭행뿐이었다"며 "우리 유가족은 진실규명 공개사과 제도개선이 약속될 때까지 목숨 걸고 싸울 것임을 분명히 말한다"고 말했다.

문 기수의 유가족은 한국마사회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며 고인의 장례를 33일 째 미루고 있다.

고광용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지부장은 "한국마사회가 부산의 마필관리사와 기수는 제외한 '경마제도 개선안'을 마치 모든 유관 단체와 협의한 것처럼 발표했다"며 "사람이 죽는 곳이 따로 있고 협의하는 곳이 따로 있는 곳이 바로 한국마사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마제도 개선안의 문제점으로 △조교사로부터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기수는 여전히 상금 구조에서 배제되는 점 △개선안의 기승횟수 제한은 실효적이지 않은 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기수의 수입으로 기승계약료가 전부일 수 있는 점 △경쟁체계만 강화시키는 외마사제도가 도입된 점 △조교사의 갑질을 막을 제도가 없는 점 등을 꼽았다.

한국마사회의 경마제도 개선안의 순위상금은 1위 55%(종전 57%), 2위 22%(종전 21%), 3위 14%(종전 13%), 4위 5%(종전 5%), 5위 4%(종전 4%)로 여전히 1,2,3위 기수가 상금을 독식하는 구조다.

기수의 기승횟수 제한안 역시 '반쪽 짜리' 개선안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우 매주 금요일 11경기, 일요일 6경기가 열린다. 

1일 기승횟수를 11경기에서 7경기로 제한하는 개선안은 여전히 일요일 경기는 한 명의 기수가 독점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전년대비 68% 상향 조정했다는 경주마 훈련비(125만원→210만원)도 조교사로부터 배제 당하는 기수는 해당조차 되지 않는 금액이다.

한국마사회가 조교사 개업시 발생되는 부조리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외마사제도는 '흥행수입을 위한 무한경쟁체제'를 더욱 강화시킨다.

현행 기수의 경주 출전은 마사대부 심사를 통해 경마장 내 마방 위탁 계약을 맺은 마방만 경주에 출전하는 방식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 방식이 외마사까지 확대될 경우 마방 위탁 계약은 심화되는 것은 물론 조교와 기수 간의 불공평한 관계도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는 "경마제도 개선안을 협의한 상생발전위원회에는 부산기수협회를 제외한 서울과 제주 기수협회만 참석한 일종의 '쇼'일 뿐이다"며 "한국마사회는 기만적인 개선안으로 고인과 유족을 욕보이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29일 사망한 고 문 기수의 시민분향소는 서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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