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삐에로쑈핑 명동점 1층 계단에 있는 성인용품 매장 광고 위로 어린아이가 지나가고 있다./사진=성은숙

[포쓰저널=성은숙 기자] 12일 오후 3시 삐에로쑈핑 명동점.  4층 규모의 삐에로쇼핑 명동점은 매장 입구 바닥에서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에 ‘4F 성인용품 Adult shop’이라고 씌여진 현란한 색상의 띠지가 붙어 있었다.

부모와 함께 삐에로쑈핑 매장을 찾은 4~5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어린 아이는 계단 손잡이에 빼곡하게 매달린 봉제 꽃을 만지작대며 성인용품 광고 위를 여러 번 지나쳐 올라갔다.

성인용품점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는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남학생 두 명이 서성거리다 돌아 나갔다.

평일 한낮이었지만 매장 안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12일 삐에로쑈핑 명동점 4층에 위치한 성인용품 매장 입구./사진=성은숙

4층 바닥에는 ‘들어올땐 신분증 필수!! 입장하면 천국체험!!’이 적힌 대형스티커가 있다.

화살표 끝에는 구슬로 엮은 발과 그 뒤로 지하철역에 설치된 사진 촬영 기기에 있을법한 엉성한 주황색 천막이 야시꾸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삐에로쑈핑 명동점 4층에 위치한 성인용품 매장 입구에 있는 섹시 란제리 코너./사진=성은숙

천막 오른쪽에는 반라의 속옷 모델 사진과 함께 섹시 콘셉트의 속옷들이 진열돼 있다.

주황색 천막을 사이에 두고 섹시 란제리를 판매하는 곳은 어린아이나 청소년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다.

오후 4시 30분. 명동점에 이어 찾은 삐에로쇼핑 두타몰점.

두타 지하 2층의 삐에로쑈핑 두타몰점의 성인용품점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성인용품점을 표시한 대형 바닥 광고 스티커를 따라가니 19세 미만 청소년은 입장할 수 없다는 주황색 천막이 나왔다. 성인용품점이다.

12일 삐에로쑈핑 두타몰점 성인용품 매장 입구 천막 사이로 어린아이(빨간 화살표와 동그라미)가 쉽게 지나가고 있다./사진=성은숙

부모와 함께 매장을 찾은 4~5세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분홍 천막 사이를 왔다 갔다하며 뛰어다녔다. 성인용품점을 들락거리고 있는 것이다.

천막 밖에는 ‘애들은 가라’는 문구만 있을 뿐 섹시 란제리와 섹시 코스튬을 판매하고 있다. 명동점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어린이나 청소년 누구나 접할 수 있었다.

신분증 검사를 하는 직원은 성인용품점으로 구분된 주황색 천막 안에만 있었다.

12일 삐에로쑈핑 명동점 성인용품 매장 입구 옆에 진열된 섹시 란제리./사진=성은숙

신체 중요 부위만 겨우 가릴 수 있을 것 같은 속옷 진열대 앞에는 이를 실제로 착용한 마네킹도 있었다.

12일 삐에로쑈핑 명동점 성인용품 매장 입구 옆에 진열된 섹시 코스튬./사진=성은숙

‘당신을 위한 덕질 직업군 코스튬’이라는 광고판 아래 간호사 유니폼, 메이드 유니폼, 학생 교복 등이 종류별로 있었다.

어떤 상품인지 알려주는 착용 사진 속 모델들은 일본 성인물 배우와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12일 삐에로쑈핑 명동점 성인용품 매장 입구 옆에 진열된 섹시 코스튬./사진=성은숙

삐에로쑈핑을 찾은 한 중년 여성 고객은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곳이 완구를 파는 곳 바로 옆인데다 문도 없이 천막으로 가려져 있어 아이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성인용품점을 들락거리고 있다. 19금이라고 표시된 성인용품점 입구 천막 앞에선 야한 속옷을 버젓이 판다”며 “신세계가 운영한다는데 도대체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인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저녁 6시. 명동점과 두타몰점에 이어 찾은 삐에로쑈핑 코엑스몰점.

국내 1호점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이곳은 성인용품 매장 규모도 제법 컸다.

앞서 두 매장은 성인용품점을 구분하는 천막이라도 설치해 공간을 구분해 놓았지만 이곳은 그 경계마저도 없었다.

12일 삐에로쑈핑 코엑스몰점 성인용품 매장 입구./사진=성은숙

성인용품 매장임을 알려주는 대형 화살표 스티커 바로 앞에는 섹시 코스튬이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일명 ‘코끼리 팬티’라는 남성용 섹시 란제리가 마네킹에 입혀져 전시됐다.

노골적인 섹시 란제리 때문에 바로 옆 파티용품 코너는 이질감마저 들었다.

12일 삐에로쑈핑 코엑스몰점 섹시 란제리가 진열된 곳 옆에 파티용품 등 일반 생활용품이 있다./사진=성은숙

맞은편 코너에서 상품을 고르는 외국인 어린이 몇 명이 보이자 되려 기자가 노심초사해졌다.

삐에로쑈핑은 신세계그룹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B급을 추구하는 만물상 잡화점 유통채널이다.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2018년 6월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에 처음 개장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도입과 매장 운영에 깊숙히 관여하면서 야심작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알려져있다.

삐에로쑈핑을 운영하는 이마트 홍보실 관계자는 어린 아이와 청소년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성인용품 점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아니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청소년들이 접근하면 안되는 성인용품은 별도로 막을 설치해 접근을 제한해 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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