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을 이어가며 우려를 낳고 있는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왼쪽)와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포쓰저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소송전이 다시 격화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22일 SK이노베이션은 22일 LG화학을 상대로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해당 소송의 원고는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사업 미국법인인 SKBA(SK Battery America, Inc.), 피고는 LG화학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BA는 합의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으로 LG화학에 각 5억씩, 총 10억을 청구했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이 모두 5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5건의 특허 중 분리막 특허에 대해 2014년 양사가 국내외에서 10년간 더 이상 쟁송하지 않기로 겠다고 합의한 사항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양사 합의의 기본 목적이 ‘관련된 모든 소송 및 분쟁을 종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난 9월 LG화학이 미국 대응 특허 외에도 2건의 후속 특허까지 소송 대상에 포함시킨 것 역시 명백한 쟁송 금지 의무 위반이라며  후속 특허까지 총 3건을 소 취하 청구 대상에 포함시켰다. 

SK이노베이션은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LG화학의 합의 의무 위반은 신의칙상 용인할 수 없는 악의적인 행위로 SK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미치는 직·간접적 사업 방해가 심각하고, 사업 가치 훼손이 크다고 판단해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LG화학이 건전한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소송을 남발하고 있고, 거기에 더해 과거 소송을 먼저 제기하고 연이은 패소로 불리하게 되니 먼저 합의를 제안해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안까지 들고 나서 소송을 확대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감정을 드러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12월 시작된 특허소송은 당시 LG화학이 먼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속(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및 서울중앙지법 등)해서 패한 뒤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먼저 합의를 제안하면서 종료됐다”며 “당시 합의서에 서명한 경영진은 권영수 대표이사로, 현재는 ㈜LG 부회장이다”고 설명했다.

LG화학도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SK이노베이션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LG화학은 "합의서 그 어디에도 문제가 되는 한국특허에 대응하는 해외 특허까지 포함한다는 문구는 없다"며 "한국특허와 미국특허는 등록국가와 권리 범위가 다른 별개의 특허"라고 주장했다.

"2014년 합의 당시 SK이노베이션이 해외특허를 포함해 포괄적으로 합의하려 했지만, LG화학은 한국 특정 특허번호로 합의를 한정하기로 방침을 정했었다"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내부 문건도 있다고 했다.

또 2014년 당시 소송 상황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이 패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명백히 잘못된 내용”이라며 “당사는 무효사건에서 대법원의 파기환송(당사 승)을 얻어내서 무효사건이 특허법원에 환송되어 계류 중 상태였고 SK이노베이션은 정정무효심판을 제기 후 패소해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양사간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이 이달 3일 ITC로부터 삭제된 디지털 정보를 복구하는 포렌식 조사를 받은 사실도 이날 알려졌다.

LG화학은 증거개시 절차(디스커버리)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고의로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달 23일 포렌식을 요청했고 ITC가 이를 받아들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LG화학의 기술 유출 혐의 고소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로 두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받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에 있는 기술혁신연구원, 서산공장 등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수사중이다.

LG화학은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이 단기간에 수십 명의 인력을 빼가고,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과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며 SK이노베이션 법인과 인사 담당 직원 등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기술 유출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도 제소했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이달 초 ITC와 미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혐의로 LG화학을 맞제소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도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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