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이언하 기자] 미국과 중국이 6일 오후 1시1분(한국시간)부터 상대국에서 생산돼 자국으로 들어오는 340억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양대 무역국의 '관세폭탄' 주고 받기가 마침내 본격화 된 것이다.

이날 무역전쟁은 엄밀히 하면 미국이 먼저 실행에 옮겼고 중국은 그 직후 같은 방식으로 맞받아치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중국은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이 실제로 관세부과를 하지 않으면 중국이 먼저 하지는 않겠다"며 장기전에 대비한 명분쌓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선공'한 미국이 되레 더 흥분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굴복하지 않으면 종국적으론 총 5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어름장을 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5000억달러는 지난해 기준 중국의 대미 수출 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동승한 기자들에게 "예정대로  6일부터 340억달러 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2주안에 추가적으로 160억달러 어치 수입품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계속 맞서면) 그 후에도  2000억달러, 3000억달러(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가) 대기하고 있다"며 "오케이?  500(억 달러) 플러스 2000 플러스 3000이다"고 말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은 6일 오전 0시 1분(현지시간)부터 818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지하고 집행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 6월 미 무역대표부가 선정한 고율관세 부과 대상 중국산 수입품에는 자동차와 컴퓨터 디스크 드라이브, 펌프, 공업용 밸브,  LED, 프린터기 등이 포함됐다. 

휴대폰과 운동화 등 시장 반응이 민감한 상당수 소비재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중국 당국도 즉각 같은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미국과 동일한 25% 보복관세 부과에 들어갔다.

대상 품목에는 자동차와 대두(콩), 수수, 목화 등 농산품이 포함됐다. 농산물은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텍사스와 아이오와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품목들이다.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며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는 중국기업 뿐아니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등 전 세계 기업들의 부품 조달과 조립공정에 타격을 줄 것이다"고 경고했다.

가오펑 대변인은 "미국이 고율관세 대상으로 삼은 340억달러 물품 중 59%인 200억달러 어치는 중국 외 다른 외국 기업이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고, 이 중에는 미국 기업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며 관세폭탄이 미국기업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 당국간 물밑 접촉이나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중 관세전쟁의 발발에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주요지수도 1% 안팎 상승마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를 취소하면 유럽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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