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자본금 줄여 재무건전성 높이고 운영자금 확보
유상증사 병행해 1조원 긴급자금 수혈도 추진
1분기 영업손실 5068억원, 당기순손실 5359억원

삼성중공업 도크./사진=삼성중공업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자본잠식 우려에 빠진 삼성중공업이 액면가 기준 5대 1 무상감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납입자본금을 줄여 장부상 결손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응급조치다.

이와 병행해 1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긴급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자본잠식으로 인한 재무위기로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것은 삼성중공업이 사실상 처음이다.

삼성중공업 주식 거래는 4일 오후 시간외거래 부터 정지된다. 매매거래는 6일 오전장부터 정상화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금일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 계획을 공표한 바 있으며, 6월22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했다.

이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며 "6월22일 임시주총에서 수권주식수 확대의 건이 승인된 후 상세일정, 발행주식수 등 세부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다"고 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과 스마트 야드 구축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쓸 예정이다.

무상 감자를 통해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해 납입자본금을 낮춰 재무건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액면가액 감액 무상감자 방식은 통상적인 발행주식 감소와 달리 감자 후 발행주식수의 변동이 없고 주식 평가 금액이 동일해 주주입장에서 지분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

삼성중공업은 감자를 통해 발생하는 납입자본금 감액분 2조5000억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향후 자본잠식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무상 감자는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6월 개최될 임시주총 승인 후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유상 증자는 임시주총에서 수권주식수 확대를 의결한 후 일정 등 세부 계획을 확정한뒤 실행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5068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같은기간 순손실은 53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57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8% 감소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영업손실은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 △공사손실 충당금 및 고정비 부담 △재고 자산 드릴십 5척에 대한 평가 손실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더믹 및 저유가에 영향받아 일감이 없어 2022년까지 도크가 비게 될 상황이었다. 도크 공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낮은 마진율로 긴급물량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낮은 마진의 긴급물량 때문에 발생한 공사손실 충당금을 1분기에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강재가 인상이 예상 폭을 웃돌아 제조원가가 크게 상승해 적자폭이 커졌다.

손실로 인식된 드릴십 5척 중 3척의 매각을 유럽계 고객과 합의했지만, 4월말 계약금이 입금이 되지 않아, 손실이 1분기에 그대로 인식됐다.

삼성중공업은 기존 협상고객을 포함해 복수의 다른 매수 희망 고객들과 다각도로 매각 용선협상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 들어 한국 조선사들이 일감 부족을 상당 부분 해소했고, 향후 발주 증가 및 선가 상승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올해 수주 목표를 78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상향했으며, 2분기부터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선박 발주 호조가 이어지며 1분기에만 42척, 51억 달러(약 5조7000억원) 수주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인 16조2000억원까지 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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