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우버, 마카롱 등 '콜 가로채기' 제보 접수
타 브랜드 택시기사, 카카오T앱 사용 제약 가능성
일반택시 유료서비스 출시 이어 시장장악 본격화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타 가맹제휴 택시 제보 설문지./사진=온라인커뮤니티

[포쓰저널=정환용 기자] 카카오의 택시업계 장악이 본격화하고 있다. 압도적인 콜 장악력을 기반으로 택시시장을 카카오 중심으로 묶어내려는 작전이 시장 곳곳에서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용 카카오T 앱을 통해 타 브랜드 택시가 카카오T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제보해 달라는 공지를 게재했다.

카카오T 택시를 호출했는데 다른 브랜드 택시가 도착해 승객 혼란이 가중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쟁 업체들이 카카오의 인프라를 이용해 '무임 승차'하는 걸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지를 통해 “타 브랜드 택시가 카카오T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운행하는 사례를 목격한 경우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제보 페이지에서는 제보하려는 차량의 번호와 가맹 회사를 적고, 제보 차량 사진을 올리도록 돼 있다.

설문지 2번 가맹회사 항목에는 타다, 우버, 마카롱, 반반택시 등이 있고, 이 회사들이 아닌 제보 차량 브랜드는 따로 작성하도록 했다.

차량 번호와 브랜드 체크는 필수 항목이지만, 기타 브랜드와 제보 차량 사진은 선택적으로 올리면 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타 가맹택시에 대한 '제압 작전'을 본격화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개인택시를 운영한다는 한 유튜버는 유튜브 방송에서 “카카오가 타 가맹택시들을 카카오T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번호, 브랜드 등을 알려주면 해당 택시는 향후 카카오T 콜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택시기사가 기사용 카카오T 앱을 설치·등록하려면 차량 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차량 번호와 가맹택시 브랜드만 알면 해당 택시기사를 특정할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VCNC(타다), 우버, KST모빌리티(마카롱) 등 다른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카카오 승객 호출을 받으려면 수수료를 내라"고 업무제휴 제안한 상태다.

'타다' 등은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측의 이번 '콜 가로채기' 신고 접수는 이들 업체가 카카오의 업무제휴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압박 수단 중 하나로 이해되고 있다.

카카오는 이미 국내 호출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티맵이 20%도 되지 않는 등 이미 독점상태다. 카카오T 앱을 사용 중인 택시기사는 23만명에 달한다. 전국 기사의 85% 가량이다.

카카오T 맵을 사용하지 않고 택시업계에서 버티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인 셈이다.

브랜드 택시에서 앞서 일반택시 업계에도 이미 카카오 발 파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3월 16일 카카오T 일반택시를 대상으로 내놓은 월 9만9천원 '프로 멤버십' 때문이다.

'프로 멤버십'은 택시 기사가 선호지역을 설정하면 이와 관련된 승객 호출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목적지 부스터' 서비스를 핵심으로 한다.

카카오측은 이것이 이른바 '콜 몰아주기'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택시기사들은 믿지 않는 모습이다. 당장은 표시나게 하지 않더라도 결국 돈내는 택시가 돈을 더 벌게 하는 것이 상식적이 않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콜 유료화'라는 큰 그림 하에 브랜드 택시와 일반택시 모두에 대한 압박작전을 노골화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카카오T는 이미 독점 상태”라며 “기사들이 카카오T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T에 밉보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콜 가로채기' 제보 접수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전부터 카카오T 호출에 타사 가맹택시가 온다는 제보가 종종 들어왔다. 이번 공지는 산발적인 제보 창구를 일원화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보에 의한 택시기사 특정과 카카오T 사용 제약 가능성에 대해선 “제보 내용과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는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1만6천대다. 전국 가맹택시 3만539대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카카오 측은 이를 3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2801억원을 기록하며 1년전의 1049억원에서 두배 가량 급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30억원 적자였지만 적자폭은 전년(-221억원)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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