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세포 시험결과 코로나 바이러스 77.8% 억제 효과"
발표자 남양유업 미등기 임원..사측도 홍보자료 배포
질병청 "사람 대상 연구 수반되지 않아 효과 예상 어렵다"
식약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확인 중"
남양유업 주가 9일부터 급상승..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남양유업

[포쓰저널=윤수현 기자] 남양유업이 13일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의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남양유업 주가가 해당 발표 전인 지난 금요일(9일)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당 거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발표자인 박종수 박사가 남양유업의 미등기임원인 것으로 밝혀지며 이런 의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해당 연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의 발표가 식품등의표시·광고에관한법률 위반에 해당하는 지 검토에 착수했다.

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박종수 항바이러스 면역 연구소 박사는 '불가리스'의 항바이러스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박 박사는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에서 최근 불가리스의 동물세포 실험을 통한 항바이러스 효과분석 결과,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억제효과 연구에도 77.8%의 저감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고 했다.

그는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으며 추가 연구를 통해 항바이러스 면역 증진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즉각 의문을 제기했다. 질병관리청 측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현재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한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 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의 발표가 단순 학술 행위인지, 홍보 목적인 지 등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확인중이다. 식품의 경우 어떤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관련 법에 금지돼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심포지엄에서 연구자가 학술 목적으로 발표한 사실 자체는 부당한 표시광고로 보기는 어렵지만 언론에 자료를 배포한 것을 고려하면 광고 해당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양유업 측은 심포지엄 직후 불가리스의 항바이러스 및 코로나19 억제 효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금번 연구 성과는 기존 제약과 의학계 중심의 백신, 치료제 개발이라는 통념적인 영역을 벗어나, 안전성이 확보된 식품 완제품에서 항바이러스 및 면역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점이"라고 홍보했다.

또 "발효유가 생명공학의 결정체로 새로운 식품 발전 방향의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발효유의 잠재적 가치에 대한 발견과 함께 세부 작용기작에 대한 과학적 입증을 앞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의 주가 움직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8일까지만 해도 30만6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거래량도 극히 적은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됐다.

그러다 9일 갑자기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는 하루새 7.9% 올라 32만8000원이됐다.

이번주 들어서도 주가는 12일 6.71%(35만원)→13일 8.57%(38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 박사의 발표 다음날인 14일엔 주가가 장중 한때 48만9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후 주가는 빠지기 시작해 종가는 전날 대비 5.13% 하락한 36만500원에 마감됐다.

남양유업 주식 하루 거래량은 8일까지만 해도 11억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다 9일 갑자기 106억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12일에도 101억원어치가 거래됐고 13일엔 152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14일엔 거래량이 2025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남양유업 주식을 37억7600만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9억9000만원, 기관은 18억2800만원 각각 순매도했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주가가 48만원대로 급등, 단기 고점에 오른 상태서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양유업 최근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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