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식발령...롯데온 대표, 백화점 부문장과 같은 부사장급으로 격상해 힘실어

나영호 롯데온 신임 대표./사진=롯데그룹

[포쓰저널=조혜승기자] 출범 1주년(28일)을 앞둔 롯데그룹의 온라인 통합 쇼핑플랫폼 롯데온이 새 수장으로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맞아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은 롯데온 대표(부사장)으로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12일자로 정식 발령했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이날부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내 롯데온 사무실로 출근해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2월 경질된 조영제 전 대표가 사임한 지 두 달여 만이다.

롯데는 나 대표의 영입을 위해 롯데온 대표직을 기존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롯데쇼핑의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4개 사업 부문장중 부사장급은 백화점뿐이었다. 롯데쇼핑의 간판업인 백화점 부문장과 동등한 직위와 역할을 롯데온 대표에게 맡겨 힘을 실은 것이다. 그만큼 롯데온이 그룹 미래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절치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쇼핑이 갈수록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해 온 롯데쇼핑은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오프라인에선 신세계백화점·이마트·더현대서울 등이, 온라인에선 쿠팡·네이버·카카오가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원 수준이다.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이 넘는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에 한참 뒤진다. 지난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조원 중 롯데온의 거래액 비중은 약 4.7%로 네이버 18.6%, 쿠팡 13,7%, 이베이코리아 약 12% 등에 밀렸다. 여기에 네이버는 지난달 2025년까지 쿠팡에 맞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30%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영호 대표가 롯데온을 일으킬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그는 이베이코리아에서 업계 최초 선보인 유료회원 서비스 ‘스마일클럽’, 현대카드와 출시한 ‘스마일카드’, 간편결제 ‘스마일페이’ 등 굵직한 사업을 성공시켰다. 이베이코리아는 이 같은 서비스로 인해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나 대표가 롯데온 플랫폼 고도화와 오픈마켓 사업 확장에 주력할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또한 롯데온은 나 대표의 영입을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 이베이코리아 출신인 나 대표를 영입한 것 자체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나 대표가) 오늘 첫 출근하신 만큼 업무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사업 계획을 밝히기엔 이르다"며 "28일 롯데온 1주년을 대비해 물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또 “시기적으로 맞어떨어질 수 있으나 나 대표님 영입과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관계 없다”고 일축했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숏리스트에 이마트, SK텔레콤, MBK 파트너스 등과 함께 포함된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단숨에 시장점유율을 약 17~18%까지 높이며 쿠팡을 누르고 네이버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당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한다고 해도 나 본부장이 가진 이베이코리아 사업 총괄 노하우를 접목해 롯데온에 직간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롯데온은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3900만명의 회원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정확하게 추천할 수 있다는 시스템으로 기대를 모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롯데온 출범 당시 매년 1조원 이상 적자내는 기업과 경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3년까지 거래액 20조원 달성이란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롯데온은 1년이 지난 아직까지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천하의 나 대표라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온을 부진의 늪에서 얼마나 일으킬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이커머스 부문 실적은 매출 1378억9572만원, 영업손실 948억3087만원, 당기순손실 1202억6153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소비가 늘어난 이커머스 업계와 미국 증시 상장까지 한 쿠팡과 대조적이다.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롯데온을 검색해보면 대다수 이용자들은 평균 별점 1개를 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롯데닷컴보다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용자들은 최근 업데이트 후에도 잦은 로그인 오류, 불편한 결제시스템, 검색 오류, 오배송, 접속 오류, 주문 자동 취소, 쓰기 어려운 쿠폰, 고객센터 불통 등 거의 모든 유형에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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