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진석 국정상황실장만 추가 기소
조국, 임종석, 이광철 등은 "증거없다"
수사 1년5개월간 끌며 靑에 정치적 타격
여권 "윤석열의 조국 죽이기 기획수사" 반발

임종석 비서실장(오른쪽)이 2017년 12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퇴임 대법원장 및 대법관 서훈 수여식을 마친 후 나오며 조국 민정수석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 검찰이 청와대 실세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이던 조국(56) 전 민정수석비서관, 임종석(55)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핵심 인사들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진석(50)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만 추가 기소하고 수사를 일단락했다.

2019년 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이 울산지검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5개월여만이다.

여권에선 검찰의 이번 수사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노리고 표창장 위조 건에 이어 별건으로 기획된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혐의 내용도 청와대 고위 인사들의 정무적 활동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 전 장관 임명강행에 맞대응해 벌인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권상대 부장검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진석 실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월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13명을 먼저 재판에 넘겼다.

이진석 실장에게는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재직 때인 2018년 6.13 동시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실장은 2017년 10월 송철호 시장, 송병기 전 부시장 등으로부터 '울산 공공병원 공약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때까지 산업재해모(母)병원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발표를 연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산재모병원은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김기현 당시 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의 핵심 공약이었다.

이후 이 실장은 2018년 3월 송 시장 측에 울산 공공병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해 공약을 구체화하도록 지원하고, 선거일이 임박한 2018년 5월 산재모병원이 예타에서 탈락했다는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실제로 6.13 선거 당시 송 시장은 울산시장 후보 TV 토론 등에서 산재모병원 유치 실패를 거론하며 김 전 시장의 약점을 부각시키도 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송 전 부시장이 울산시청 내부 자료를 빼내 송 시장 측에 건넨 혐의를 적용해 이날 추가 기소했다.

울산시 과장급 공무원 윤모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 3명을 재판에 넘기며 이미 기소된 송 시장 등의 사건과 병합 심리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하명수사' 연루 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벌여온 조국 전 수석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 31명은 모두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결정했다.

임 전 실장은 송 시장이 당내 경선 없이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단독 공천받는 데에 관여했다는 의혹, 이 비서관은 김기현 전 시장 관련 첩보를 넘겨주는 데 역할을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지방선거 당시 울산 중고차 매매업체 대표가 송 시장 캠프에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의혹 사건은 관련자 다수가 울산에 거주하는 점 등을 고려해 울산지검으로 이송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결정으로 울산지검 이송 사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수사가 종결됐다"며 "수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일부 자료 확보나 참고인 출석 등에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실체 규명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연합

다음은 '울산시장 선거' 관련 검찰 수사 일지.

◇ 2019년

▲ 11월 26일 =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울산지검에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 넘겨받아 수사 착수.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김기현 당시 시장과 관련된 비위 첩보를 청와대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한 정황 포착.

▲ 12월 1일 = 서울동부지검 소속 수사관 A씨, '하명수사' 사건 관련 검찰 수사 앞두고 극단적 선택

▲ 12월 5일 = 검찰, 송병기 부시장으로부터 김기현 전 시장 측근 비리를 처음 접수한 청와대 문모 행정관 소환 조사.

▲ 12월 6일 = 검찰, 송병기 부시장 집무실·자택 등 압수수색. 송 부시장 소환 조사.

▲ 12월 7일 = 검찰,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 소환 조사.

▲ 12월 15일 = 검찰, 김기현 전 시장 소환 조사.

▲ 12월 18일 = 검찰, 국무총리비서실 압수수색. 문모 행정관 업무 관련 기록과 PC 하드디스크 등 확보.

▲ 12월 20일 = 검찰, 기재부·한국개발연구원(KDI) 압수수색. 산재모(母)병원 예비타당성 관련 자료 확보.

▲ 12월 24일 = 검찰, 울산경찰청·울산남부경찰서와 경찰청 본청 내부 서버 압수수색. 임동호 전 위원 자택과 차량도 압수수색.

▲ 12월 26일 = 검찰, 송병기 부시장 구속영장 청구.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 12월 30일 = 검찰, 임동호 전 위원·김기현 전 시장 동시 소환 조사.

▲ 12월 31일 = 법원, 송병기 부시장 구속영장 기각.

◇ 2020년

▲ 1월 2일 = 검찰,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 출신 정진우씨 소환 조사.

▲ 1월 3일 = 검찰,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소환 조사.

▲ 1월 4일 = 검찰, 울산시청 압수수색.

▲ 1월 9일 = 검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압수수색.

▲ 1월 10일= 검찰,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 시도했으나 청와대 거부로 불발.

▲ 1월 16일 = 검찰, 경찰청 본청 정보통신담당관실 압수수색.

▲ 1월 20일 = 검찰, 송철호 울산시장 소환 조사.

▲ 1월 29일 = 검찰,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소환 조사. 송철호 시장 등 13명 기소.

▲ 1월 30일 = 검찰,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소환 조사.

▲ 5월 14일 = 검찰, 송철호 '경선 포기 종용 의혹' 심규명 변호사 참고인 신분 소환 조사

▲ 5월 16일 = 검찰,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심사 관련 전직 기획재정부 관계자 소환 조사.

▲ 5월 27일 = 검찰, '수뢰 의혹' 관련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상임고문 김모씨, 울산 지역 중고차매매업체 대표 장모씨 체포. 구속영장 청구

▲ 5월 29일 = 법원, 김모·장모씨 구속영장 기각

▲ 6월 11일 = 검찰, 송병기 전 부시장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 7월 15일 = 검찰, 중고차 업체 대표 장모씨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 2021년

▲ 1월 23일 = 검찰,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 4월 9일 = 검찰, 이진석 실장·송병기 전 부시장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불기소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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