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 이한기 34배, GC녹십자 허일섭 17배
고 한미약품 임성기 퇴직금 등 117억7800만원 챙겨
제약바이오 매출 1조 15개 기업 임원, 직원 연봉 분석
경실련 "주주들이 주총서 임원 보수 견제해야"

[포쓰저널=조혜승기자]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겨 '1조 클럽'에 든 제약·바이오(지주사 포함) 15개 기업의 최고 경영진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최대 90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및 일부 임원의 천문학적인 보수가 일반 직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1조 클럽'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급여, 상여, 성과보수 등을 합쳐 69억4200만원을 받아 업계 연봉 1위를 차지했다.

서 명예 회장은 셀트리온에서 급여와 상여금, 성과보수 등으로 10억7400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급여, 상여금,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등을 합쳐 64억6800만원을 가져갔다.

회사 측은 성과보수위원회가 주주총회에서 결정해 승인됐으며 업무평가, 특별성과 등에 대해 각 항목별 달성률과 기여도를 평가해 지급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직원 평균 급여는 지난해 7700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9000만원이다. 서 회장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직원간 연 평균 보수차는 각각 90배, 19.7배에 달했다.

이한기 셀트리온헬스케어 상무는 지난해 64억6800만원을 받아 직원과 연봉 차이가 34.14배에 달했다. 이 상무는 급여 1억6300만원, 상여 6300만원에 그쳤지만 62억4200만원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챙겼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도 작년 보수로 총 10억3600만원을 받아 직원과 평균 연봉차가 13.45배에 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김태한 이사회 의장에게 연봉 27억8300만원을 지급했다. 구체적으로 급여 7억8900만원, 상여금 19억2700만원이며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은 액수다. 이는 전문경영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300만원으로 33.53배의 격차가 벌어졌다.

회사 측은 지난해 3개 Plant Full Operation 체제를 위한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신규사업 조기전력화를 통한 경영성과 개선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점을 감안해 목표 인센티브, 장기성과 인센티브 등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대표, 김동중 전무와 직원 간 임금 격차도 각각 11.98배, 9.14배였다. 지난해 취임한 존림 대표는 급여 4억2100만원, 상여금 4억8100만원을 받았다. 김 전무는 급여 2억9600만원, 상여금 3억8600만원, 기타 근로소득 7700만원을 가져갔다.

GC녹십자는 허일섭, 허은철, 허용준 등 3부자가 지주사와 사업회사 등 2개사로부터 40억3500만원을 챙겼다.

허일섭 회장은 총 19억6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허 회장과 GC녹십자 직원 간 임금 격차는 17.4배, 녹십자홀딩스 직원과는 9.15배다.

GC녹십자 허은철 사장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13.87배다. 녹십자홀딩스 허용준 부사장과 직원간 임금격차는 13.56배다.

이 회사는 업계 매출 1조원 이상 제약 기업 중 직원 평균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GC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각각 6800만원, 8500만원이다.

회사 측은 기업 특성상 생산직이 많아 상대적으로 평균 연봉이 낮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씨젠, 종근당홀딩스, 유한양행 순으로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졌다.

유한양행 이정희 전 대표는 9억9500만원의 보수를 받아 9000만원을 받은 직원보다 10.4배를 많이 받았다. 급여 6억9600만원에 상여금 2억4600만원을 더 가져갔다.

2015년부터 6년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했던 그의 보수에는 퇴직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회사 최초로 대표이사 퇴임 후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퇴직금을 포함한 보수로는 지난해 8월 타계한 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지난해 지주사와 사업회사 등 2개사에서 117억8500만원을 받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많은 보수를 챙겼다.

임 회장이 받은 금액의 약 90%인 106억8900만원은 퇴직금이다. 한미약품에서 90억2700만원,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서 16억6200만원을 받았다. 두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는 총 10억9600만원이다.

일각에선 회사가 호실적을 기록해도 연봉 인상 폭이 임원들에게 집중돼 대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사 내 임직원들 간 성과에 대한 처우가 불공평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여기에 임원들이 성과급과 직급 등을 이용해 셀프 의결로 유리하게 고액 연봉을 확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실정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임원 보수는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에서 결정한다"며 "문제는 이사회 구성원이 오너일가에 우호적인 사람들로 구성돼 임원 보수, 성과급 등을 정할 때 오너 편을 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주주들이 추천하는 이사들이 이사회에 들어가 오너나 경영진을 견제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일반 주주들이 오너나 경영진의 보수가 과다할 경우 추천해서 안건으로 올리거나 주주총회에서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고 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매출 순위별 연봉 격차/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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