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프 주지사 "ITC판결에 거부권을" 바이든에 2차 서한
"SK공장 폐쇄땐 조지아 일자리 수천개 날아가"
LG "SK공장, 우리가 인수할 수 있다" 직격 대응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에 건설중인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사진출처=클레이코

[포쓰저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에서 SK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이 주요한 포인트로 부상하면서 양측 갈등도 이를 중심으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SK 측은 이 공장을 고리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하고 있고, 현지에서도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브라이언 컴프 조지아주 지사의 적극적인 행보로 긍정적인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LG는 이 공장을 아예 자신들이 인수해 가동할 수도 있다며 SK에 직격탄을 날렸다.

외신과 조지아 주정부에 따르면, 컴프 주지사는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금지 조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달라는 서한을 또 다시 제출했다.

컴프 지사는 2월10일 ITC의 최종 판결 직후에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ITC는 준사법기관이지만 행정부 소속이어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판결이 최종 확정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ITC 판결 두달 내, 4월10일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실무 부처인 미 무역대표부(USTR)가 컴프 주지사 서한 등 관련 이슈를 검토하고 있다.

컴프 주지사는 이날 서한에서 "조지아인 수천 명의 생계가 당신의 손에 달렸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 독려했다.

컴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으로 지난해 11.3 대선 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유세를 지원하며 바이든 측과는 날카롭게 대립한 바 있다.

조지아주는 전통적으로 보수당 텃밭이지만 지난 대선에 이어 1월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도 모두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정치지형이 변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조지아 민심에 극히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컴프 주지사는 "조지아주 커머스에 건설되는 SK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앞으로 2600명을 고용할 예정이며 SK가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자한 26억달러(약 3조원)는 조지아주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또 "SK가 2025년까지 공장을 확장해 고용인원을 6천여명으로 늘리고 배터리 생산량도 연간 생산량도 5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며 "조지아주 공장이 경제적으로 존속할 수 없게 만들 ITC 결정을 대통령이 번복하지 않으면 공장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SK의 입장이다"고 전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배터리 등의 공급망을 살펴보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점도 언론하면서, SK 공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에도 부합하며 미국이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SK 공장이 문을 닫으면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켐프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3년 ITC 판결을 뒤집은 사례도 서한에 제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ITC이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관련 애플 제품의 미국 역수입을 금지한다고 판결하자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간다며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사진=로이터 연합

LG도 조지아 배터리 공장 관련 대응 수위를 높히고 있다.

LG에솔은 전날 미국에 향후 5년동안 5조원을 투입해 배터리 공장을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 공장 예정지로 조지아주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SK 공장을 인수하는 방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틀란타 지역 매체인 AJC(The Atlanta Journal-Constitution)은 12일(현지시간) "김종현 LG에솔 사장이 10일 라파엘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워녹 상원의원은 민주당 소속이다. 1월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당선됐다.

AJC에 따르면 김 사장은 서한에서 "LG는 조지아 주민과 근로자들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준비가 돼 있다"며 조지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울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

나아가 SK공장을 외부 투자자가 인수하게 되면 LG도 공장 운영에 필요한 파트너로서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사장은 "다수의 투자자와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수요급증에 따라 SK의 커머스 공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ITC 판결을 그대로 확정해 SK가 조지아 공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되더라도 LG가 책임질 테니 걱정할 필요없다는 의미다.

AJC는 SK측의 반응도 전했다. SK 관계자는 AJC에 "배터리 공장을 누군가 인수해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LG가 미국 배터리 공급망을 독점하게 되면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장기적으로 미국에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했다.

SK 조지아 공장은 2019년부터 현지 건설사 클레이코 등이 1단계 공사를 했고, 지금은 작년 말 시작된 2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 12월 완공, 내년부터 가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지아 주도인 애틀란타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100km 떨어진 커머스 지역에 위치한다.

공장 부지는 240만㎡로 축구장 30개 정도 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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