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스팅어 등 HECU '화재위험' 이유 잇딴 리콜
美 당국 "실제로 불나거나 사고발생 보고 사례는 없어"
세타2엔진 때와는 딴판..정의선 '품질·안전 최우선' 기조

미국에서 HECU(전자제어유압장치) 내 전기회로 단락으로 인한 화재발생 우려때문에 리콜을 진행하게되는 기아 SUV 스포티지./사진=기아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현대차·기아가 세타2 엔진에 이어 전자제어유압장치(HECU) 오류로 인한 비충돌 화재 위험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의선 회장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리콜(시정조치)에 대한 태도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공지에 따르면, 기아는 미국에서 판매된 스포티지와 카덴자(K7) 일부 모델 37만9931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17~2021년식 스포티지 37만2251대와 2017~2019년식 카덴자 7680대다.

기아 미국법인은 "리콜이 완료될 때 까지 차량을 외부에 주차해달라"고 차주들에게 권고했다.

NHTSA는 이들 차량에서 HECU의 전기회로가 합선돼 엔진룸에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리콜 사유를 설명했다.

전기회로가 단락되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HECU 오류 문제는 작년부터 현대차와 기아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싼타페, 쏘렌토 60여만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는데, 리콜 사유에 HECU 합선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포함됐다.

당시 NHTSA는 최근 수년 간 현대기아의 잇따른 비충돌 화재 사고의 원인이 브레이크액 누출과 전기회로 합선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지난해 11월25일 현대차는 투싼(2018년 ~2019년식) 5만317대, 기아는 스팅어(2018년~2019년식) 1266대에 대해 같은 이유로 리콜을 실시했다.

HECU 모듈과 연결된 퓨즈를 개선된 제품으로 교체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였다.

기아는 지난달 25일에는 국내서도 스팅어(2016~2020년식) 4944대를 리콜했는데, 당시 사유도 HECU 오류 가능성이었다.

HECU 모듈 내 회로기판의 전기적 합선으로 인해 HECU 소손(화재 피해)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특이한 건 미국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도 HECU 오류로 인해 현대차나 기아 차량에서 비충돌 화재가 실제로 발생했다는 입증은 아직 한건도 없다는 점이다.

이번 리콜의 경우에도 NHTSA는 리콜보고서에서 스포티지, 카덴자 차량의 HECU 전기회로 단락으로 인한 화재사례는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기아는 실제로 화재가 발생하지도, 인명사고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선제적으로 리콜을 실시하는 셈이다.

업계에선 세타2엔진 결함 사태에서의 교훈과 더불어 정의선 회장의 품질 관리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1월 신년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모든 활동은 고객 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아는 이번 리콜을 통해 HECU와 다른 부품을 연결하는 배선 사이의 퓨즈 교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NHTSA는 리콜 대상 카덴자와 스포티지에 장착된 HECU는 한국 부품업체에서 납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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