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줄부터 식당가까지 쇼핑객들 '다닥다닥'
거리두기 지키기 안돼..주최측 가이드도 없어
"코로나 우려 여전한데 무책임한 처사" 논란
현대百 "발열체크 등 방역수칙 지켜서 진행"

26일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이 개장하기 전 백화점 입구에 쇼핑객들이 길게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옆 건물까지 줄이 늘어섰다./사진=조혜승기자

[포쓰저널=조혜승기자] 26일 오전 10시.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 현대서울’ 개장에 맞춰 입장하기 위해 쇼핑객들이 100m가 넘게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10년 만에 서울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이 문을 연다는 소식에 평일인데도 개장 시점에만 최소한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이른 오전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부터 어르신, 방학중인 중·고생, 대학생, 중년 남성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줄을 섰다.

개장 전부터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던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줄 선 사람만 수천명은 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부은 이날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5인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기존 방역수칙을 2주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400명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어 언제 다시 대유행 사태가 재발될 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현대백화점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초대형 개장행사를 열어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리게 한 것을 두고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목격한 상황은 이날 행사로 인해 무더기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현장에 몰린 사람들은 대기 중에는 물론 식당가 등에서도 빽빽하게 오밀조밀 모여 있었지만 주최 측이 거리두기를 계도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더현대 서울' 내부 식당가에는 테이블 사이에 투명 아크릴 칸막이가 설치됐지만 좌석이 너무 조밀하게 배치돼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더현대 서울'이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겨냥해 파격과 혁신을 담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공간이라는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 무색했다.

백화점 측은 매장 대비 고객이 쉴 공간을 늘리고 고객들이 매장을 걷는 동선 너비를 최대 8m로 넓혀 순환동선 구조로 매장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현장에선 인파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