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의 본격화...게임업계 '전전긍긍'

’게임법 전부개정안‘ 국회 문체위 상정
이용자들, 트럭시위 등 확률공개 요구 격화
업계 "자정 기회" VS "기업자산 침해"

문기수 기자 승인 2021.02.25 18:19 | 최종 수정 2021.02.25 18:45 의견 0
24일 여의도 국회에서 도종환 위원장 주재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의 주요매출원인 확률형 게임 아이템 법적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게임업계가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게임업계가 게임산업협회를 앞세워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에 대한 반대의 뜻을 적극 펼치고 있지만 정치권과 게임 이용자들은 “많은 자정의 기회를 줬지만, 업계 스스로 놓쳐버렸다”며 규제를 찬성하고 있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가 게임산업진흥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 개정안에 대한 본격적인 법안 심사를 시작했다.

문체위 전체회의에서는 전날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 등 일부개정안 3건, 전부개정안 1건이 상정돼 있다.

이상헌 의원 개정안의 핵심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정의와 확률공개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을 직·간접적으로 게임 이용자가 유상으로 구매하는 아이템 중 구체적 종류와 효과 및 성능 등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유상 구매 아이템은 유상으로 구매한 게임 아이템과 무상으로 구매한 게임 아이템을 결합하는 경우도 포함하며, 무상으로 구매한 게임 아이템간 결합은 제외한다.

게임제작업자 또는 배급업자 등이 게임을 유통시키거나 제공하기 위해 해당 게임의 정보와, 확률형 아이템 종류·종류별 공급확률 정보 등을 표시해야한다는 규정도 명시했다.

게임법 위반 조건에 확률정보 표시 의무 위반도 추가했다. 해당 법 위반자는 2년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게임업계는 게임산업협회를 앞세워 '절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회원사로 있는 게임산업협회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기업들이 오랜시간 연구해 개발한 '영업비밀'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법적 규제가 국내 게임산업 전체 매출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이용자들은 게임업계의 반발에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용자들은 게임업계가 게임정책자율기구(GSOK)를 만들어 정치권 압박을 회피하고 규제밖에서 ‘무료+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확률공개를 하지 않고 매출을 올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지금까지 GSOK가 공개를 합의한 가이드 라인에 포함된 확률형 아이템은 일정한 재화를 지불해 구매하는 유료 아이템과 유료로 구입한 확률형 아이템(유료+유료)간의 합성 아이템뿐이다.

게임업계는 자율규제기구가 정한 확률공개 아이템의 범위를 넘어서는 무료+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은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

국내 게임기업들은 ▲넥슨 바람의나라:연의 환수합성 시스템 ▲넥슨 마비노기의 세공 시스템 ▲엔씨소프트 리니지2M의 신화무기 시스템 등 고가이거나 밸런스에 큰 영향을 주는 아이템들을 무료아이템과 유료아이템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구성해 확률공개 의무를 피해왔다.

마비노기, 메이플 스토리, 리니지 이용자들은 경기도 판교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하며 업체들에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게임 확률조작 공개를 요구하며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모금한 돈으로 마련한 요구 시위 트럭이 25일 판교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 주차돼 있다./사진=메이플스토리 트럭시위 총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에서는 게임아이템 합성 확률이 조작됐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메이플 스토리 이용자들은 넥슨이 18일 게임내 무기 성능 강화 아이템 '환생의 불꽃' 아이템과 관련해 '아이템에 (환생의 불꽃을 통해)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공고한 문구를 문제 삼았다.

모든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는 걸 뒤집어보면, 기존 시스템이 '무작위'가 아니라 조작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넥슨은 24일 공지를 통해 일부 환생의 불꽃 관련 확률 공개 대신 확률을 일부 조정하고 일부 보상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불만은 더욱 끓어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메이플 스토리 유저들은 넥슨을 상대로 확률 조작에 대한 의혹 해명을 요구하며 3월1일까지 진행하기로 한 트럭시위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시위 주최자들은 트럭 2대를 빌려 시위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하고 있다.

1대는 넥슨 코리아가 위치한 판교를 순회하고, 1대는 여의도 국회를 출발해 강남대로를 순회하고 있다.

트럭시위 자금은 24일 오후 12시에 모금을 시작해 48분만에 85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주최측에 따르면 48분간 약 1042여명의 이용자들이 모금에 참여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법 개정안 입법이 불러올 후폭풍을 둘러싸고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다만, 확률 공개와 관련해선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꺼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오랫동안 축척해 온 하나의 자산인 만큼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도가 없는 모바일 게임에 치중하다 보니 생긴 문제다. 이번 기회에 투명하게 확률을 공개하고 자정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서는 이미 모든 확률이 공개되고 있음에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확률이 공개된다 하더라도 매출에는 타격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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