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재 청문회 출석거부에 노동계 등 날선 비판
전날 현장서 활보하곤 돌연 허리 아프다며 진단서 제출
최 회장 취임후 포스코 현장서 사망 노동자 19명 달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쓰저널] 최정우(64) 포스코그룹 회장의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 출석거부를 두고 국회, 노동계 등의 반발과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포스코 등 산재 다발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경위와 대책을 따져물을 예정인데, 최 회장은 돌연 허리가 아프다며 출석거부 의사를 환노위에 통보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최 회장은 불출석사유서에서 “평소 허리 지병이 있어 장시간 앉는 것이 불편해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2주간 안정가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권유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게 됐다”며 대신 철강부문장인 장인화 사장을 출석시키겠다고 통보했다.

사유서에 첨부된 17일자 진단서에는 ‘요추의 염좌 및 긴장’이 병명으로 기재됐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환노위원장은 불출석하겠다는 증인들에 대해 구인장 발부하고 2차, 3차 청문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증인석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어제 포스코 현장 안점점검에 나선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언론에 뿌릴 때는 말짱하던 건강이 4일 뒤 청문회 날짜에 맞추어 아프기로 예정했다니 대기업 회장님은 역시 무언가 남다르다"고 꼬집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사고를 저지르고도 반성도 없이, 주권자의 대의기구인 국회의 권위까지 무시하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실정법도, 국회도, 여론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기업의 독주가 바로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 줄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정우 회장은 염치가 있다면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며 "그럴 용기가 없다면 포스코 회장직 연임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2017년 7월 포스코 사령탑에 오른 최 회장은 3월1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다.

정의당도 최 회장에 대해 산재 청문회 불참 통보를 철회하고 증인석에 서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최정우 회장이 유가족에게 보낸 사과의 말에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담겼다면 이처럼 무책임하게 불참을 통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포스코에서 현재까지 안전사고가 줄지 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싶다면 우선 청문회부터 책임있게 나와야 한다"고 질타했다.

최 회장은 16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해 연이은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이곳은 8일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35)가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사망한 장소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최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에서 작업 중 숨진 노동자는 19명에 달한다.

환노위는 포스코·포스코건설·LG디스플레이·현대중공업·GS건설·현대건설· 쿠팡·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산재 다발 9개 기업 대표이사를 8일 산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