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역대급 실적에도성과급엔 상실감..산정 기준 공개"
사측 "개인,조직 성과따라 달리 책정..이달말 추가 설명"
노조의 사내 이메일 사용 두고도 노사갈등

네이버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조혜승기자]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이 네이버로도 번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노동조합은 실적상승에 상응하는 보상을 위해선 산정 기준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개인, 조직별로 다르게 책정돼 일괄적인 성과급 기준 공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6일 전체 임직원에게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코로나19 비대면 수혜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성과급은 그에 못 미친다는 내용도 담겼다.

회사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노력한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도, 작년과 비슷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점에 직원들이 상실감과 허탈감이 크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2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매출은 5조341억원으로 21.8% 늘었다.

네이버 한 직원은 "인센티브 지급 금액과 비율이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다"며 "평년과 같은 보상이라고 하는데, 작년과 올해 성과급 지급 액수를 수치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 성과급이 임원들 보상과 비교해 정당한 보상인지 경영진의 생각을 알려줘야 한다"며 "실적이 높아짐에 따라 지급 비율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인센티브 지급 비율에 대한 제보가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사측이 노조의 이메일 발송 자체를 문제삼는 것도 갈등 요인으로 불거졌다.

노조 측은 사측이 성과급 관련 사안에는 답변 없이 노조의 이메일 발송을 문제삼으며 이를 회수할 것까지 요구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번에 사내 이메일을 사용한 것을 두고 사측이 취업규칙에 저촉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며 "이미 보낸 메일을 회수할 것도 요구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사측은 올해 성과급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며,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5.2%인 것을 감안할 때 합리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고경영자(CEO) 레터와 개인별 면담을 통해 직원들과 지난해 인센티브 규모와 올해 인센티브 선정 방식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말 직원들을 상대로 추가로 보상 관련 설명회를 열겠다고도 했다.

사측 관계자는 “성과급은 개인과 조직 성과에 따라 다르게 책정돼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며 “성과급은 조직에서 실적 등을 고려해 보상 규모를 산정한 뒤 이사회 승인을 받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이메일 발송 건에 대해선 "노조가 이전에도 여러 번 사내 이메일을 보낸 적 있는데 업무 외적으로 이메일 사용하는 것은 취업규칙에 위반한다고 안내를 해 왔다”고 했다.

이어 "노조와의 단체 협약을 통해 이메일이 아닌 사내 인트라넷 등 합의한 공간에서 홍보활동을 하기로 합의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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