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2.5톤 트럭에서 2차 5톤 트럭으로 진화
"세공확률공개"요구에 "3월 간담회서 설명"
업계도 게임확률 공개 두고 의견 난립 중

마비노기 이용자들이 넥슨에 세공확률공개를 요구하기 위해 빌린 5톤 트럭이 15일 판교에 위치한 경기도창조혁신센터 앞 도로에 서 있다. 넥슨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적혀있는 트럭은 20일까지 판교를 순회할 예정이다./사진=문기수 기자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를 둘러싸고 게이머들과 업체 간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15일 넥슨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마비노기 커뮤니티 ‘마비노기 마법 도서관 카페(마도카) 회원들은 모금을 통해 마련한 5톤 트럭을 갖고 다시 넥슨 본사 앞으로 모였다.

넥슨이 마비노기 세공확률 공개와 관련해 3월중 유저간담회를 개최하겠다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지만, 이용자들은 더 분명하고 납득할수 있는 답변을 원한다며 오히려 1차 트럭시위때보다 더 큰 트럭을 가져왔다.

트럭시위를 위한 모금을 진행한 ㄱ씨는 “시위트럭은 20일까지 5일간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8시간씩 넥슨을 포함해 엔씨소프트·네오위즈·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사들의 본사가 위치한 판교를 순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ㄱ씨를 비롯한 마비노기 이용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2.5톤 트럭을 이용한 1차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게임내 강화콘텐츠인 '세공'의 확률을 공개하고, 이용자들과 소통을 통해 지금까지 쌓여온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공 콘텐츠의 확률공개 요구는 시위가 있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불만이다. 하지만, 넥슨은 그동안 세공 확률은 게임자율정책기구(GSOK)에서 합의한 확률공개 가이드라인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해왔다.

GSOK가 주요게임사들과 합의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료뽑기 아이템의 확률과 유료아이템과 유료아이템을 합성하는 콘텐츠의 성공확률은 자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아이템과 무료아이템을 합성해 만드는 합성콘텐츠의 경우 확률공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리니지의 집행검을 1만원 짜리 뽑기 상자에서 뽑는다면 집행검이 나올 확률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리니지의 집행검을 만들때 무료아이템과 유료아이템을 함께 합성할 경우는 성공확률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넥슨은 지난달부터 트럭시위를 진행하는 등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10일 올렸다. 18일부터 설문조사를 시작해 3월 중으로 유저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ㄱ씨는 “이용자들은 넥슨의 형식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 돈을 모아 시위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좀더 확실하고 분명한 답변을 원하고 있다. 우선, 17일까지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개선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넥슨을 압박하기 위해 불매운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ㄱ씨에 따르면 2차 트럭시위를 위해 필요한 비용은 800만원은 마비노기 카뮤니티 마도카 회원들과 다른 게임 이용자들이 참여해 단 10시간 만에 마련됐다.

마도카는 13만4652명의 회원을 보유한 마비노기 최대 커뮤니티다.

마비노기 커뮤니티 마도카 카페에서 현재 이용자들이 불매운동도 진행하고 있다./캡쳐=네이버 카페

ㄱ씨는 “넥슨의 해명 외에도 오늘(15일)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게임산업협회의 설명이 더 이용자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상식적으로 이용자들은 같은 가치의 돈을 쓴다면 같은 확률로 아이템을 뽑아야 한다. 카지노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게임산업협회는 이날 게임아이템 확률공개에 반대하며 "현재 확률형 아이템은 '변동 확률' 구조로 돼 있어 그 확률이 이용자의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항상 변동되며, 개발자와 사업자도 확률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게임산업협회는 '변동확률'에 대해 추가로 해명했다.

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메시지를 줄이다 보니 오해가 생겼다. 모든 게임이 '변동확률'로 구성됐기 때문에 게임 확률 공개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변동확률로 구성된 게임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고정확률로 구성된 게임과 변동확률로 구성된 게임이 섞여 있기 때문에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전부개정법률안'에 명시된 것과 같이 획일적인 방법으로 확률공개를 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넥슨 측은 “현재 마비노기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18일부터 설문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몇일내로 또 한번의 추가공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비노기의 아이템 획득 확률이 '변동확률'로 구성됐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저마다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의 확률이 사람에 따라 바뀌는 변동확률인지, 같은 가격의 아이템에는 같은 확률이 적용되는 고정확률인지를 두고 말이 많다. 확률공개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가중되는 것보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시원하게 공개하는게 낫지 않겠느냐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의견이 난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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