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애플카 협상 전면백지화?

현대차 등 '애플' 콕찍어 '협상 부인' 이례적
'협상 전면 백지화 여부' 질문엔 침묵
기아차 주식 집중 매수 개인투자자들 초비상
"'애플에 대안없어' 재반전 가능성 여전" 시각도

문기수 기자 승인 2021.02.08 12:10 | 최종 수정 2021.02.08 12:16 의견 0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있고 있다'고 했지만, 애플카 관련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애플과의 협상을 전면 백지화 것인 지에 대한 질문에는 “코멘트할 수 없다”며 추가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현대차 등은 이날 애플과의 협의 진행을 부인하면서도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는 1월8일 공시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다.

상황이 또다시 반전될 여지를 남겨놓은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발칵 뒤집혔다.

애플카 위탁 생산설까지 돌았던 기아 주가는 이날 오전장에서 10% 이상 급락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도 전일 종가 대비 5~8% 떨어진 상태서 거래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1월 8일 현대차 공시 이후 지난주 금요일까지 현대차그룹 4인방(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주식만 2조7656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기아차 7988억원(862만주), 현대차 9157억원(354만주), 현대모비스 9724억원(283만주), 현대글로비스 787억원(40만주) 등이다.

기아자동차 주가 추이.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기아차를 집중매수했는데, 이대로라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평가손실이 예상된다.

외신들이 애플카의 생산기지로 미국 조지아주 기아 공장을 지목하는 등 마치 협상이 다 된 것처럼 보도한 데다 현대차그룹의 태도도 모호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현대차는 1월8일 공시에서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기아차 주가는 이날 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기아차는 1월8일엔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주가가 1월19일 하루동안만 16.64% 급등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자 다음날 공시를 통해 입장을 내놓았다.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내용이었다.

1월8일 현대차 공시와 거의 같은 내용이었고, 개인투자자들의 기아차 주식을 매수세는 더욱 거세졌다.

1월 8일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은 기아차 주식을 8502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도 순매수했지만 규모는 313억원으로 개인투자자(7988억원)에 비하면 소액에 불과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만 기아차에서 1천억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관건은 현대차그룹과 애플 간의 애플카 관련 협상이 다시 현실화될 수 있는 지 여부인데, 시장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현대차 측이 이날 공시에서 '애플'을 콕 찍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한 것이 결정적이다.

이는 단순한 '협상 중단'이 아니라 협상 자체에 흥미가 없다는 걸 현대차그룹 측이 분명히 했다는 의미로 읽히고 있다.

애플 측은 지금까지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태도에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6일 보도에서 현대차·기아가 1월 공시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율주행차량 생산을 위한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을 두고 애플이 화를 냈기 때문에 협상이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애플은 2025년 이전에 애플카를 연 10만 규모로 출시한다는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실현하려면 현대·가아차와 손잡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이런 맥락의 보도를 계속 내놓고 있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들의 보도 기조도 바뀌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가 '협상중단'을 보도한 날 WSJ은 "현대차·기아가 미국 조지아에 있는 기아의 조립공장에서 애플카를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계약을 위해 3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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