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출 60조원? 거짓말로 끝난 '삼성물산 합병 시너지'

합병당시 "2020년 연매출 60조·세전이익 4조원" 홍보
실제 작년 연매출은 30.2조원…세전이익 1.4조원 그쳐
허위정보 유포 등 주도 최치훈, 이영호 등 결국 재판행

임경호 승인 2021.01.27 19:50 | 최종 수정 2021.01.27 19:51 의견 0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하면서 삼성이 내놓았던 통합법인인 '뉴 삼성물산'의 미래비젼이라며 주주, 언론 등에게 배포한 홍보문 일부. 5년 후인 2020년 연매출 60조원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딱 절반인 30조원에 그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승계작업을 위해 개인투자자를 비롯한 주주들을 상대로 근거없는 과장광고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포쓰저널=임경호 기자] 5년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이 미래 비젼이라며 내놓았던 통합법인의 시너지 효과가 결국 허풍으로 끝났다.

삼성은 합병 직전 주주, 언론 등에 낸 각종 홍보자료를 통해 2020년 통합 삼성물산의 연매출은 60조원, 세전이익은 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27일 사측의 공시에 따르면 2020년 연 매출과 세전이익은 각각 30조2161억원, 1조4652억원에 그쳤다.

합병 당시 제시한 목표 매출액의 50.4%, 세전이익의 36.6% 수준이다.

'뉴 삼성물산' 청사진은 합병 시너지 효과를 의심하던 주주·투자자·애널리스트 등을 설득하는 자료로 활용됐다.

합병 당시 이런 일을 주도한 이 부회장과 최지성·장충기·최치훈·이영호씨 등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상 부정거래,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이 부회장과 함께 재판에 회부된 상태다.

삼성은 2015년 5월 26일 ‘장래사업·경영계획’ 보고서를 통해 5년 뒤 통합 삼성물산의 연매출과 세전이익 전망치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결정이 공개된 날 함께 공시됐다.

기업가치 저평가 문제 등으로 통합을 반대하던 주주 등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였다.

당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등은 ‘시너지 및 매출 예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며 합병 반대 권고안을 냈다.

하지만 그해 7월17일 삼성물산 합병안은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2015년 5월 삼성이 제시한 5년 뒤 예상 연매출은 60조원이었다.

통합 삼성물산의 연 매출액은 △2016년 28조1000억원 △2017년 29조2800억원 △2018년 31조1600억원 △2019년 30조7600억원 △2020년 30조2200억원 등을 기록했다.

삼성은 2020년 통합 삼성물산의 예상 세전이익은 4조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2016년 900억원 △2017년 8300억원 △2018년 2조3800억원 △2019년 1조5300억원 △2020년 1조4700억원으로 예상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매출액도 합병 당시 삼성의 예상치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

삼성은 2020년 사업부문별 매출액으로 △건설 23조6000억원 △상사 19조6000억원 △패션 10조원 △레저&식음 4조2000억원 △바이오 1조8000억원 △신수종 8000억원 등을 전망했다.

올해 1~4분기 삼성물산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건설 11조7020억원 △상사 13조2510억원 △패션 1조5450원 △레저&식음 2조5540억원 △바이오 1조1640억원 등이다.

그나마 상사 부문이 목표치에 가장 근접한 67.6%의 실적을 올렸다.

5년 동안 다섯배 급성장할 것이라고 했던 패션 부문은 목표치의 15.5%에 그쳤다.

연매출 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던 태양광 등 신수종 사업은 도중에 폐지됐다.

검찰은 이같은 과장 홍보 작업 등이 이재용 부회장을 정점으로 미전실 및 삼성물산 최고위 간부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관련자 11명을 지난해 9월1일 기소했다. 조만간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삼성물산 합병을 이 부회장 및 미전실이 주도하고, 삼성물산의 최치훈 당시 건설부문 대표와 이영호 재무책임자, 김신 상사 대표 등이 실행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예상보다 안 좋은 환경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를 잘 하면서 수익성을 다지는 견실경영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그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신용등급 상승 등의 성과가 있었고 현재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는 코로나의 여파로 모든 기업이 어려운 가운데 기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재무안전성, 수익성 중심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했다"며 "요즘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2015년 7월17일 서울 강남구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최치훈 당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가 사회를 보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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