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2월까지 26개 점포 더 축소…희망퇴직 2000명 이상 예상
디지털 전환 가속에 신입행원 채용도 축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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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은행들이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명예퇴직)을 통해 감원 확대에 나선 은행권은 연초부터 ‘점포 다이어트’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은행권 신규 채용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비대면 거래 일상화에 디지털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은행권의 몸집 줄이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5곳(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2월까지 영업점 26곳을 추가로 축소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25일 영업점 20곳을 폐쇄하고 인근 영업점과 통합한다. 문을 닫는 점포는 22일까지만 운영한다.

신한은행도 다음 달 1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지점, 서울 종로구 함춘회관 출장소, 부산 해운대구 신한PWM해운대센터 등 3곳을 인근 영업점과 통합한다.

하나은행은 25일 동부이촌동출장소, 다음 달 1일에 역삼동지점을 각각 폐쇄한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1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금융센터를 성남시 분당구로 이전하고 분당정자지점과 합친다. 이어 3~6월과 7월~12월 사이에 각각 17곳의 영업점을 없앨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점포 계획을 3월부터 수립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점포 수는 4539개로, 2019년(4661개)보다 122곳이나 줄었다. 2018년(4699개)에 비해 줄어든 2019년 점포 수가 38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파른 수치다.

은행들은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을 선언, 점포 축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로 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면서 현시점에서 점포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빅5 은행의 희망퇴직자 규모도 2000명이 넘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까지 45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현재 퇴직 인원을 조율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며 “이달 내로 퇴직 인원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은 노사협상을 통해 세부안을 조율해 이달 중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신한은행도 이달 4일부터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농협·하나은행에서는 1007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농협은행 희망퇴직에는 503명이 몰렸다. 그중 2019년보다 150여 명이 많은 496명이 퇴직했다.

하나은행도 511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2019년 퇴직자(306명)보다 70%가량 늘어난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보다 퇴직금 지급 조건을 높이는 만큼 희망퇴직 신청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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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올해 신규 채용도 축소될 전망이다.

실제로 매년 반기별로 두 차례 진행되던 은행권 채용은 지난해에는 하반기에 한 번 실시됐다. 디지털 전환으로 IT 인력 수요가 늘면서 관련 인력에 대한 채용이 늘어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은행권 채용 규모에서 IT 인력 수급은 극히 일부분에 그치고 있다.

빅5 은행의 신입 행원 공채 규모는 2019년 기준 2427명에서 지난해 1437명으로 40% 넘게 줄었다.

은행별 지난해 공채 규모는 농협은행 430명, 신한은행 350명, 국민은행 307명, 우리은행 200명, 하나은행 150명(수시채용 포함) 등이다. 2019년에는 농협은행 550명, 신한은행 430명, 국민은행 497명, 우리은행 750명, 하나은행 200명 등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정확한 채용 일정과 규모는 미정이나, 현재 코로나 상황이 지속된다면 하반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개 채용 규모는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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