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바이든 306명-트럼프 232명 확정
의회난입 사태로 4명 사망, 52명 체포돼
트럼프 책임론 본격화...탄핵, 권한정지 등 대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열린 지지자들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지지자들에게 "의회로 가라"로 했고 이어 초유의 의사당 난입 유혈사태가 벌어졌다./사진=AP연합

[포쓰저널] 미국 의회가 초유의 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재개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인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 인증 절차 종료 뒤 "20일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 있을 것"이라며 처음으로 대선 결과에 공식 승복하는 발언을 했다.

7일 오전(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주별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인증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인단을 306명 확보해 당선이 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2명을 얻었다. 지난해 11월3일 선거 결과와 일치한다.

통상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던 의회의 인증 절차는 6일 오전 시작됐다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으로 1시간여 만에 중단됐다가 6시간만에 재개되는 초유의 상황이 전개됐다.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바이든 인증 절차에는 되레 속도가 붙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한 반대 의사를 철회했다.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패배한 켈리 뢰플러 공화당 상원의원은 난입 사건과 관련해 "폭력, 무법과 의회 포위가 혐오스럽다"며 조지아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접었다.

공화당은 애초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최소 3개 주의 투표 결과 인증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은 조지아를 뺀 2개 주 결과만 반대했다.

나아가 공화당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폭력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며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왔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늘 일은 대통령이 선동한 반란"이라며 "그의 위험한 책략을 계속 지지하기로 한 이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과 공모한 것으로 영원히 비쳐질 것"이라고 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시위대를 "미친 폭력배", 의회 난입 폭력 사태를 "실패한 반란"이라며 "무법·협박에 굴하지 않겠다. 헌법에 따른 의무를 오늘 밤에 하겠다. 대선 승자를 인증할 것"이라고 했다.

선거인단 이의 제기를 지지했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도 시위대 행동을 "반미국적"이라고 비난했다.

6일(현지시간) 미 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 건물에 올라가 있다./로이터 연합

트럼프 행정부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상원의장이기도 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오늘 의회를 파괴한 자들은 이기지 못했다. 폭력은 결코 못 이긴다. 자유가 승리한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일부 고위 참모들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거나 수정헌법 규정을 동원해 권한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악시오스는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를 멈추게 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임기가 13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주변 인사들과 공화당 당국자들이 불신임, 탄핵, 수정헌법 25조 발동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이러한 논의는 전·현직 백악관 당국자들과 의회 참모들, 공화당 로비스트, 정치 컨설턴트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CNN도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지도자와 행정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인 20일 전에 해임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접촉한 인사들 가운데 4명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요구했고 2명은 탄핵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그 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수정헌법 25조 발동 작업이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위해 의회에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불능을 보고하려면 펜스 부통령과 내각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한데 행정부 내에는 트럼프 충성파들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전날 워싱턴DC 소재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 4명이 사망하고 5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경찰은 의회 경찰이 쏜 총에 맞은 시위대 여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사망했고 3명은 "의료 응급상황"으로 숨졌다.

숨진 여성은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디에이고 출신의 애슐리 배빗이다. 배빗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미 공군에서 14년 복역하며 네 차례 해외파병 근무를 수행한 이력이 있다고 한다.

배빗은 트위터 계정에 자신을 '재향 군인'이라고 소개하며 애국심을 드러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체포된 52명은 긴급 도입된 워싱턴DC 시내 통행금지(오후 6시 이후)를 어기거나 의사당 경내에서 붙잡혔다. 일부는 미허가·금지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은 의사당 인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 건물에서 파이프 폭탄을 발견했고, 의사당 경내 차량에서는 화염병이 든 냉장고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미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권총을 겨누고 있다./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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