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 성폭력당했다" 대한항공 '발칵'

노조 "대한항공 정규직 여직원 성폭력 당해"
"괴롭힘에 부당 인사,주변인 2차 가해까지"
사측, ‘정황은 공감하나 문제점 없다’ 통보

임경호 기자 승인 2020.11.27 19:50 | 최종 수정 2020.11.28 11:18 의견 0

[포쓰저널] 대한항공 정규직 여직원이 직장 상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고, 회사측에 이를 알렸으나 되레 2차 가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이하 노조)는 25일 해당 여직원 사례와 관련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칼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ㄱ씨는 대한항공에서 최근까지 직장 내 성폭력(강간미수), 성희롱, 괴롭힘, 이로 인한 부당한 인사조치와 주변인들로부터의 2차 가해를 겪었다.

ㄱ씨는 대한항공에 3차례에 걸쳐 진정을 했으나 회사는 묵묵부답이었고, ㄱ씨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의견서를 제출하고서야 소극적인 조사를 받을 수 있었으나, ‘정황은 공감하나 문제점이 없다’는 조사결과를 통보받은 바 있다.

결국 ㄱ씨는 현재 강간미수 건으로 대한항공과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 조정 절차 중에 있으며, 주변 동료들의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이로 인한 부당한 인사조치와 관련하여 노동청에 진정, 조사 중에 있다.

노조는 "조원태 회장은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업주"라며 "ㄱ씨가 ‘대한항공 내 성폭력, 성희롱 전수 실태조사를 약속한다면, 소송을 취하하겠다’며 대한항공의 적극적 조치와 조직문화 혁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한항공 측 변호인은 ‘우리에게 결정할 권한이 없다’, ‘실태조사는 조정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고 했다.

회사측 입장을 들으려고 대한항공 홍보실 관계자에 연락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자료사진=연합뉴스


■ 다음은 노조가 공개한 ㄱ씨 사건의 경위.

ㄱ씨는 대한항공에 정규직으로 입사해 본사에서 근무하던 중 소속 부서장으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을 당했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동료가 이를 신고한 바 있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ㄱ씨를 다른 부서로 발령하고, 업무 부적응 등을 이유로 저성과자 프로그램에 입과시키는 등 불이익 조치를 했다.

따돌림 등 피해까지 더해져 ㄱ씨는 몸무게가 30kg 가까이 늘어나고 정신과 진료를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되어 휴직을 신청했다.

휴직이 끝나고 복귀하였으나 직속 상사가 ㄱ씨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하였고, ㄱ씨는 또다시 불이익이 반복되는 것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

가해자는 사건 후에도 ㄱ씨에게 끊임없이 연락을 취하였음에도 ㄱ씨가 계속 거부하자 자신이 만든 업무 테스트에서 아무 이유 없이 ㄱ씨를 탈락시키고, 타 부서로 인사이동을 지시하는 등 불이익을 주었다.

특히, ㄱ씨는 주변 동료들로부터 성희롱성 발언과 괴롭힘을 당하였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업무배제와 여러 차례의 인사이동 등 2차 피해를 입었다.

ㄱ씨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해 변호사를 선임한 후 강간미수 사건과 주변 동료들의 성희롱, 괴롭힘, 부당한 인사이동에 대해 회사에 알리며 엄중히 조치해 달라고 요청 했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강간미수 사건에 대해서는 내부규정과 달리 아무런 징계조치 없이 가해자를 사직 처리하였고,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그리고 인사이동에 대해서는 3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ㄱ씨가 회장에게 진정서를 보내자 그제서야 조사를 시작했다.

이후 3개월 뒤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들과 참고인들이 제대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인사이동은 특별한 이상이 없는 통상적인 인사명령이었다’라는 짧은 회신을 했다.

이에 ㄱ씨는 가해자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회사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성비위 사건 대응에 책임을 묻기 위해 2020년 9월 ‘남녀고용평등법’상 사업주 조치 의무 위반 등으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강간미수 건으로 민사소송 조정중이며, ㄱ씨가 ‘대한항공 내 성폭력, 성희롱 전수 실태조사를 약속한다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까지 말했으나 대한항공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우리에게 결정할 권한이 없다’, ‘실태조사는 조정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ㄱ씨와 노동조합은 다시금 조원태 회장에게 입장을 전달하고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이번 성폭력 사건 해결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