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40% 제한' 시행 앞두고 신용대출 규제 착수
국민, 1억 넘는 신용대출 DSR 40% 적용·연 소득 2배까지만
우리, 이번주 중 1억 초과 신용대출 규제 예정
농협, 우대금리·대출 한도 낮춰
신한, 하나銀 10월중순부터 신용대출 한도 축소

서울 중구 충정로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이 은행관계자와 대출 상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시중은행들이 1억원을 웃돌거나 연 소득의 200%를 초과하는 고액 신용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30일부터 실행하기로 한 가운데 은행들이 한발 앞서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이다.

DSR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과 카드론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소득대비 대출 부담 수준을 나타낸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소득과 관계없이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 연 소득의 200%를 초과한 신용대출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

신용대출이 1억원(KB국민은행과 타행 신용대출 합산)을 넘는 차주에게 ‘DSR 40% 이내 규제’를 적용한다.

또 이날부터 소득에 비해 과도한 신용대출을 막는다는 취지로 연 소득의 200% 내에서만 신용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우리은행 역시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전산 시스템 개발이 마무리되는 대로 실행할 방침이다.

23일부터는 휴대폰 앱 등을 통한 비대면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과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의 한도를 2억원에서 1억원으로 내린다.

전문직 대상 마이너스통장인 ‘우리 스페셜론’도 한도를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춘다.

NH농협은행도 DSR 규제는 아니지만 대출 한도·우대금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신용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앞서 18일부터 우량 신용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각 0.2%포인트, 0.3%포인트 깎았고, 20일부터 연봉이 80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가능 한도를 ‘연 소득의 2배 이내’로 축소했다.

상품별로 최대한도와 관계없이 연봉 대비 두 배 이상의 신용대출을 못 받게 했다.

신한은행은 10월 19일부터 별도의 한도를 두지 않았던 전문직 마이너스통장에 최대 1억원 한도를 신설했다.

하나은행도 ‘하나원큐’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10월 8일부터 2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줄였다.

이처럼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강하게 막는 이유는 당국의 규제 발표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1조5000억원가량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연말까지 올해 대출 총량 목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19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354억원으로 규제 발표 전날(12일)에 비해 일주일 만에 1조5301억원이나 불어났다.

특히 5대 은행의 하루 신규 마이너스 통장 개설 수는 12일 1931개에서 18일 4082개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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