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조 회장, 경영권 있어 먼저 접촉…특정인 편 아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네버엔딩...항공산업 공멸 전 합병 추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9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사진=KDB산업은행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안과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 회장은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나 강성부 KCGI 대표를 만난 적 없다고 했다.

이번 거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추측을 받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는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회장은 “조 회장에게 산은 측이 먼저 접촉한 것은 맞으나 산업 재편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었을 뿐 누구의 주선이나 영향력은 없었다”며 “강 대표는 먼저 면담 요청을 해 실무진과 만나 의견을 듣고 보고받는 방식으로 면담을 진행하려 했으나 연락이 끊겨 불발됐다”고 했다.

또 “김 전 금융위원장과 제가 ‘막역한 사이’라는 언론보도는 절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은 협상 대표가 될 수 없는 사인이기 때문에 협상을 하지 않은 것뿐이다”며 “생산적인 목적으로 제안하고 협의할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거래는 재벌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항공운수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특혜라고도 강조했다.

‘혈세로 재벌에 특혜를 주냐’는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 모든 산업 중 재벌이 없는 산업이 어디 있겠냐”며 “재벌을 제외하고 항공산업 재편을 누구와 협상하겠나. 산업은행은 경영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는 조원태 회장하고 협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사 통합 추진 배경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글로벌 항공운송업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 국적 항공사가 살아남으려면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그 조치의 일환으로 이런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빅2가 경쟁하는 것이 유리하단 얘기도 있었지만,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이는 유효하지 않은 명제”라며 “이제는 (두 항공사를) 합쳐서 최대한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리 국적 항공사와 운송업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경영권 분쟁 상황을 알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시간적 여유도 없는 상태”라며 “항공산업이 공멸해버리기 전에 합병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양사 통합이 ‘사실상 국유화, 국영의 덫’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산은은 10%밖에 안 갖고 있다”며 “건전경영 감시를 위한 것으로 경영에 간섭할 수도, 간섭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딜이 불발돼서 한질칼이 아닌 아시아나에 자금이 들어가면 아시아나는 완전 국유화가 될 것”이라며 “현 체제가 최선책이라고 생각하고 건전경영과 윤리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외부인원을 충족할 계획이다. 제발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이 문제를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경영 성과가 미흡할 경우 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조원태 회장은 담보 가치 1700억원인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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