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이야기는 아니야"…관련 업계·정부 인수 논의 급물살
산업은행, 내주 인수 여부 확정...정부도 관계장관회의 예정
성사땐 연 매출 15조 대형사 탄생...주가는 아시아나↑·한진칼↓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임경호 기자] 세계 10위권 항공사의 탄생이 13일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이 KDB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12일 오후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만 하루도 안돼 인수 방법과 시점까지 본격 거론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협상이 무산된 이후 아시아항공을 회생시킬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어서 채권단은 물론 정부도 대한항공 인수 카드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시장 독과점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공정당국의 결합 승인 여부도 미리 검토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당초 인수설과 관련해 "여러가지 옵션을 검토 중일 뿐 정해진 것은 없다"고 소문을 일축했지만, 다음 주 중으로 인수 추진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도 이르면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실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인수설을 뒷받침하는 정황과 발언이 쏟아지며 신빙성을 더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강성부펀드)는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통해 "고객 피해와 주주, 채권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KCGI의 입장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논의 여부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이 흘러나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특정 이슈를 시장에 흘려 반응을 살피거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며 "'흘리는 정보'의 수위를 넘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수 효과에 대한 청사진도 그려진다.

1988년 설립된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인수하면 30여년 간 유지돼온 국내 항공업계 경쟁구도가 대한항공 독주체제로 변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선 "서로 겹치는 노선들이 많아 노선 면에서 당장의 실익을 거둘 순 없겠지만 규모의 경제 면에서 향후 기대할 수있는 시너지도 많다"며 "부대비용을 비롯해 인력, 시설 등 규모가 커지면 나타나는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수방법을 놓고도 각종 추측성 소문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보유중인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한진그룹에 현물 출자하는 방안,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방안 등 이 제기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실현되면 연 매출 15조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인수설을 둘러싼 각사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급등한 반면,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일 대비 7.79% 상승한 4290원에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IDT는 7.79% 올랐고, 모회인 금호산업은 6.75% 상승했다.

금호산업 우선주는 29.89% 급등,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한진칼 주가는 8.25%, 대한항공은 2.64% 각각 하락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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