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즉시연금 4천억' 토해내나...미래에셋생명 소송서 길트여

'만기보험금서 지급 재원 공제' 쟁점...6개 생보사 총 1조원 미지급
법원, 미래에셋 소송서 '고지의무 위반' 인정...가입자 첫 승소
삼성생명 5.5만명 4300억원 미지급...금감원 지급권고도 무시

김지훈 승인 2020.11.11 20:15 의견 0
미래에셋생명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1조원으로 추정되는 미지급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부 가입자들이 보험금이 덜 지급됐다며 미래에셋생명을 상대로 낸 공동소송에서 2년 만에 첫 승소판결을 받으면서다.

관심의 초점은 삼성생명에 모아진다. 이 회사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주장하는 피해금액이 4천억원이 넘는데다 금융당국의 지급권유를 생명보험사들이 줄줄이 거부하고 소송전으로 간 데에 삼성생명의 태도가 주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에서 삼성생명 등이 패소한다면 보험금 지급 단계서 걸핏하면 소송으로 가는 생보사들의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11일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에 따르면, 전날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3단독 재판부(남성우 판사)는 미래에셋생명과의 1심 선고에서 소비자인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향후 항소심, 대법원 최종판결까지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원이 가입자들의 손을 들어준 첫 사례인 만큼 소송을 포기한 가입자들까지 소송전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시연금은 보험료 전액을 일시 납입하고 그 다음 달부터 연금 형식으로 지급받는 보험상품이다.

금소연은 “당연한 결과이지만 환영한다”며 “지금이라도 모든 생보사들은 자발적으로 미지급연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보험사 공동소송 건에서도 당연히 원고 승소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판결을 충분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가입자들은 보험사가 약관은 물론 가입자에게 사유를 알리지 않고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하는 수법으로 즉시연금 일부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생보사들에 보험금을 더 지급하라고 권고했으나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KB생명 등은 이를 거부했다.

당시 금감원이 추산한 즉시연금 보험 가입자는 16만여명, 전체 미지급금 규모는 1조원 상당이었다.

그중 삼성생명이 5만 5000명(4300억원)으로 분쟁 규모가 가장 크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850억원과 700억원으로 파악됐다.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패소에 보험업계는 12월 11일 열리는 삼성생명의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생명이 패소하게 되면 최대 수천억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송의 핵심쟁점은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 공제’에 대한 보험사 측의 사전 설명 및 소비자 인지 여부다.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은 만기 시 원금을 돌려주기 위해 사업비로 쓴 금액을 매달 지급하는 연금에서 떼어두는 돈이다.

가입자 측은 약관에 공제 관련 내용이 없다며 이러한 내용을 사전에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가입설계서에 기재된 기간별·유형별 매달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보며 설명을 했고, 가입설계서 없이는 계약 체결이 불가능해 해당 내용을 모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측은 “각사의 약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결과가 날 것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판결이 나온 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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