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분류지원인력 1천명 투입, 심야배송 중단"
롯데 "택배 물량 조절제 시행, 매년 건강검진도"
CJ대한통운 22일 "분류작업 4천명 투입" 등 발표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단체 관계자들이 "재벌 택배사들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에 대한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사진=연합.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택배사들이 잇따른 택배기사의 사망에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분류작업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그동안 택배사들은 택배 물량을 분류해 하차하는 작업 또한 택배기사의 일이라고 주장하며, 추가 수당 지급이나 인력투입 등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진택배를 운영하는 한진과, 롯데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6일 택배기사의 과도한 업무를 경감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내놨다.

한진은 ▲분류지원인력 1000명 투입 ▲심야배송 중단 ▲터미널 자동화 투자 확대 ▲택배기사 건강보호 조치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분류지원인력은 전국 사업장과 대리점 환경에 맞게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투입 인원은 약 1000명으로,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부담을 경감해 배송에 전념하도록 지원체계를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진은 현실적으로 택배기사의 배송 물량을 축소하기 위해 11월1일부터 심야배송을 중단하고 이에 따른 당일 미배송한 물량은 다음날 배송하도록 하기로 했다.

그동안 택배기사는 물량 축소를 원할 경우에도 소속 대리점과 지점 등이 허용하지 않으면 물량을 줄일 수가 없었다.

한진은 화·수요일에 집중되는 물량을 주중 다른 날로 분산해 특정일에 근로강도가 편중되지 않으면서도 수입은 감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설날, 추석 등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필요 차량과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분류시간 단축을 위해 2021년 적용 가능한 터미널을 대상으로 500억원을 투자해 자동 분류기를 추가 도입한다. 이를 통해 택배기사의 아침 분류시간을 1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한진은 전국 모든 대리점에 택배기사의 가입 현황을 조사하고, 대리점과의 협의를 통해 2021년 상반기까지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을 100%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매년 택배기사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회사가 부담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분류지원인력 1000명을 집배센터별 작업특성과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투입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전문 컨설팅 기관과 택배대리점 협의를 통해 택배기사가 하루에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해 적용하는 물량 조절제를 시행한다.

택배기사들의 건강검진도 연 1회 지원한다. 산업재해 예방에 관련한 조치로 2021년부터 대리점 계약 시 소속 택배기사들에 대한 산재보험 100% 가입을 계약조건에 반영시킨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사업 적자에도 불구하고 현장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자동화설비를 도입해 올해 수원과 파주 서브터미널을 오픈했다. 2022년에는 충북 진천에첨단 물류터미널인 중부권 메가허브를 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하차 지원금을 단계적으로 전 집배센터에 지원한다.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제도화돼 있던 페널티 부과제도를 폐지하고 우수 택배기사에 대한 포상 확대로 전환해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22일 최근 연이어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하며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낮출 수 있는 대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분류지원인력 4000명 투입 ▲택배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 ▲택배기사 건강검진 지원 ▲상생협력기금조성 등이다.

올해 들어 사망한 택배기사의 수는 모두 13명이다. 노조 등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추석 특수기간 등 영향으로 택배 물량이 늘어났음에도, 택배기사의 업무환경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다수 택배기사들이 과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들이 택배기사 과로사에 대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자료사진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