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범삼성가 중 가장 먼저 이건희 회장 빈소 찾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을 조문하기 위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20.1.20./사진=연합

[포쓰저널] 이재현(60) CJ그룹 회장이 범 삼성가 중에 가장 먼저 고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끈다.

작은 아버지인 삼성가(家)의 후계자 이건희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장손(長孫)으로 삼성가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재현 CJ 회장은 25일 오후 3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부인인 김희재 여사와 자녀 이경후 CJ ENM상무, 이선호 CJ부장 내외 등과 함꼐 약 1시간 30분 가량 빈소에 머물렀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건희 회장은)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라며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고 말했다.

또 "일찍 영면에 드셔 황만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CJ 명예회장(1931년 6월20일~ 2015년 8월14일)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3남 5녀중 장남으로 삼성 후계자 수업을 착실히 밟았으나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이병철 선대회장과 갈등을 겪다 삼성에서 쫓겨났다.

삼남에게 후계자 자리를 뺏기며 50년 넘게 이건희 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맹희 회장은 2011년엔 7000억원대 유산상속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소송은 이건희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화해는 끝내 하지 못했다. 이맹희 회장은 국내와 해외를 떠돌다 2015년 8월 14일 중국 베이징 별장에서 폐암 등 지병으로 숨졌다.

상속 분쟁은 CJ와 삼성의 그룹 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을 빚기도 했다.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다 들키는가 하면, 삼성 측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추모식에 CJ 측의 참여를 방해하기도 했다.

선대의 오랜 갈등이 이어져 온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3세 시대로 오면서 화해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재용 부회장 등 범 삼성가는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되자 탄원서를 제출했다. 2018년에는 삼성맨이던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이 CJ에 영입되며 화해무드 조성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범 삼성가 계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