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의원 "총수일가 배불리기 브랜드수수료, 감면해야"

대한항공
대한항공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전후로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1700억원대에 달하는 브랜드수수료를 챙겨가며 총수일가 배불리기에만 열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진성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브랜드수수료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지주회사 한진칼과 대주주 금호산업에 지급한 브랜드수수료는 총 1724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상표에 대한 브랜드수수료(상표권사용료)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1216억원을 지급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올해에도 93억원규모의 브랜드수수료를 가져갔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508억원의 브랜드수수료를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지급했다. 올해에도 43억원이 지급됐다. 9월 HDC 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합병이 무산 이후에는 지급이 보류된 상태이다.

지난 5년간 두 항공사의 누적 순손실은 대한항공이 8846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조861억원에 달했다.

한진칼이 대한항공으로부터 가져간 브랜드수수료는 최근 5년간 당기순이익인 2093억원의 5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같은기간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가져간 브랜드수수료 508억원은 최근 5년간 당기순이익인 2653억원의 1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진 의원은 “대기업 지주회사가 계열사에 상표권사용료 명목으로 수백억대 브랜드수수료를 거둬들여 총수일가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특히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자산매각 등을 통한 지원에 적극 힘써도 모자랄 판에 수수료 수취는 착취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랜드수수료는 불로소득이나 다름없으므로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감면이나 면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수수료 산정체계를 현행처럼 매출액 기준이 아닌 순이익 기준으로 수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 측은 “일방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브랜드수수료 감면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금호산업 주주들의 의견에 반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힘든 사항이다”라고 했다.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