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옥중입장문' 통해 검찰의 '여권 인사 잡기' 폭로
"검찰, 야권은 제쳐두고 청와대·여권 연루 시키기에 집중"
이상호 재판서도 "뇌물 진술은 검찰 프레임에 따른 것" 주장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입장문'. 

김봉현 전 회장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입장문에서 "5월 초 수원지검 방문 중 (전관 출신 변호사가) '남부지검의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 끝났다. 여당 청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잡아주면 윤석열 보고 후 조사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협조하지 않으면 본인 사건 공소금액을 엄청 키워서 구형을 20~30년 준다고 협박했다”고 적었다.

또 “이후 검찰은 라임 사건은 제외하고 정치인 사건만 조사하기 시작했다”며 “본인들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면담, 보고, 진술유도, 조서작성을 진행했다”고 했다.

중요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할 때는 따로 김 전 회장과 말을 맞출 시간을 주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상기시켰다고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가령 양복 비용이 250만원이라하면 금액이 너무 작아서 안된다며 천만원 정도는 되야 한다고 하면서 참고인을 불러서 말을 맞출 시간을 따로 만들어 주고 조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같은 내용은 매일 대검찰청에 직접 보고 됐으며, 심지어 자신 앞에서도 보고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연합뉴스

반면 야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로비가 있었다고 검찰에 진술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 수억 지급 후 실제 이종필(라임운용 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 로비가 이루어졌고,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 안 됐다"고 적었다.

김 전 회장은 윤석열 총장의 ‘진짜 민주주의 발표 이후 수사 방향이 여권 수사로 급선회했다고 했다.

윤 총장은 8월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연합뉴스

검찰의 여권인사 잡기에 주력했다는 증언은 이날 오후 열린 이상호 전 위원장의 배임혐의 재판서도 나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은 ‘(이 전 위원장이) 선거자금을 언급하며 돈을 빌려달라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고,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스타모빌리티의 주식을 산 이 전 위원장이 손해를 보자 “인간관계와 도의적 차원에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이 이 전 위원장에게 3000만원을 빌려준 것은 대가성에 따른 것도 아니며, 돈을 빌려준 2018년 7~8월은 이 전 위원장의 정치권 출마 사실도 몰랐다는 주장이다.

‘법정에서 왜 검찰조사와 다른 답변을 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 전 회장은 “이미 큰 틀에서 프레임이 짜여있는 상태였다. 묵시적으로 내가 검찰조사에 협조를 해주면 (검찰도) 협조를 해주겠다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분위기에 맞춰 준 것”이라며 “이제는 내 말이 사회적 파장이 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진실만을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유명 야권 인사인 이상호 전 위원장을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옭아매는 과정에 협조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후 계속된 검사와 피고인 측의 질문에도 그는 “검찰이 짜놓은 프레임에 맞춰 준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갔다.

이날 김 전 회장측이 공개한 입장문에는 지난해 7월 경 현직 검사 3명이 서울 청담동 소재 유흥업소에서 1000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았으며 이 중 한 명이 라임수사팀에 합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전 회장의 폭로와 관련해 서울 남부지검은 이날 오후 낸 입장문에서"검사 출신 야당정치인의 우리은행 로비 의혹은 현재 수사중에 있다"며 "현직 검사 및 수사관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사실로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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