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폭로..나녹스 주가 곤두박질
'차세대 의료시장 공략' 차세대 글로벌 전략 차질
2대 주주 SKT, 270억 투자...김일웅 스톡옵션도 논란

머디워터스의 나녹스 관련 리서치 보고서 서론. 머디워터스는 나녹스의 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나녹스는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같은 기업이다. 주식 외에는 판매할 수 있는 실제 상품이 없다”고 저격했다. /머디워터스 홈페이지 캡쳐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SK텔레콤이 투자한 나스닥 상장 의료기업 나녹스(NANO X IMAGING)가 '제2의 니콜라'로 불리며 사기 의혹을 사며 그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SK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일부 임원들이 나녹스로부터 스톡옵션을 받은 것으로도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나녹스가 지난달 상장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나녹스로부터 주식 10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받았다. 나녹스 상장시 이사회에 합류에 주당 16달러에 행사할 수 있다.

25일 원달러 환율 1170.9원을 기준으로 18억7300만원을 벌 수 있는 액수다. 

김일운 SK텔레콤 홍법인 대표도 나녹스 지분 120만주6290주에 대해 주당 2.21달러에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받았다. 약 31억2000만원을 챙길 수 있는 규모다. 

김일웅 대표는 지난해 12월 나녹스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 나녹스 측에 자문을 제공했다.

김일웅 사장은 SK텔레콤의 해외투자를 주도하는 인물로 나녹스의 초기 멤버 중 한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300만달러(한화 약 270억원)을 투자했다. 나녹스의 특수관계인(창업자 및 최고경영진)에 이은 2대 주주다.

나녹스에 대한 사기 의혹은 디지털헬스케어 등 차세대 의료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박정호 사장의 입지에도 부담을 주게 됐다. SK텔레콤의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3월 사내 헬스케어사업부를 분사해 디지털헬스케어 전문기업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세우고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21일에는 국내 최초로 유전자 검사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벤처기업 등에 적극 투자해 왔으며 나녹스에 대한 투자도 그 일환이다.

나녹스에 대한 투자로 한국과 베트남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고, 나녹스 디지털 엑스레이기기의 핵심부품인 반도체 생산공장을 한국에 설립할 예정이었다. 또 SK하이닉스 등 계열사들과 보안, 산업용 서비스까지 내놓겠다는 계획이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주가 피해도 우려된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나녹스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8월 21일부터 이달 24일까지의 국내 투자자 순매수액은 1억3181만6489달러, 한화 약 1542억2529만원에 달한다. 

이스라엘 벤처기업 나녹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X-Ray) 기술을 토대로 하는 차세대 의료장비 '나녹스 아크(Nanox.Arc)'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기존 엑스레이보다 촬영속도가 30배 빠른 엑스레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며 ‘신흥 성장기업’으로 8월 21일 나스닥에 상장됐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18달러) 대비 20% 오른 21.7달러를 기록했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받으며 단숨에 테슬라,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에 이은 해외투자 순매수결제 금액 5위에 올랐었다.

나녹스는 하지만 최근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사기 의혹을 받으며 연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나스닥 시장에서 22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30.11달러였던 나녹스의 주가는 연이틀 하락해 24일 27.19달러까지 떨어졌다.

미국 대표 공매도 투자세력인 머디워터스는 22일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나녹스의 아크 기술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녹스가 니콜라처럼 시연 비디오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크가 진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누군가의 흉부 사진으로 조작한 데모 영상을 만들고, SK텔레콤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고 했다.

또 “나녹스는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같은 기업이다. 주식 외에는 판매할 수 있는 실제 상품이 없다”고 저격했다.  

머디워터스가 공개한 남아프리카의 한 기업. 이 기업은 나녹스와 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회사로 알려졌지만 허름한 외형으로 인해 사기 의혹에 힘을 실고 있다. /사진=머디워터스 리서치 보고서 캡쳐

앞선 15일에는 미국의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시트론이 비슷한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시트론은 나녹스가 개발했다는 기기를 공개한 적이 없고, 연구개발(R&D) 비용이 턱없이 적다고 지적하며 목표주가를 0원으로 제시했다.

머디워터스와 시트론이 나녹스를 상대로 공매도 전략을 실행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머디워터스는 2010년부터 중국의 오리엔터페이퍼, 시노포레스트, 루이싱 커피 등 회사를 무너뜨리며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매도 세력으로 떠오른 회사다. 이번 의혹 제기 역시 공매도 전략의 일종이라는 분석이다. 

시트론도 과거 테슬라, 엔비디아, 니콜라 등을 나녹스와 유사한 방법으로 공격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바 있다. 2016년에는 테슬라 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숏포지션(지수 하락시 돈을 버는 포지션)'에 투자해 1107%라는 수익을 거뒀다. 

SK텔레콤 측은 “나녹스의 기술력은 충분이 검증된 것”이라며 “의혹이 빨리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녹스의 주가 동향.(단위=달러) /네이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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