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삼성증권 ELS 리스크 관리 못해"
상반기 증권사 파생결합상품 운용수익 1조원대 적자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상환액 지난해 대비 대폭 감소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성현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주의'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두 회사에 올해 3월 발생한 해외지수 ELS(주가연계증권)의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로 인한 외환시장 혼란과 관련해 ELS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별개로 증권사들의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액이 크게 줄었으며, 증권사의 파생결합 발행·운용 수익 역시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22일 금융회사 경영유의사항 등 공시를 통해 지난 11일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관계자는 “경영유의는 별도의 제재를 가하는 문책성이 아닌 일종의 지도 수준”이라며 “ELS 관련 리스크관리체계를 강화해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가 ELS의 헤지운용의 잠재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부서별로 발행한도, 민가도, 손실 등 다양한 한도를 설정했음에도 특정 행사 가격 구간, 만기 등의 쏠림현상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금감원은 “ELS 발행한도 및 민감도 관리 등 위험요인을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외화자산 보유 등 외화유동성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9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상환·잔액 현황. /표=금융감독원

이날 금감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4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2조5000억원)대비 20조4000억원 감소했다.

상환액은 4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6조4000억원) 대비 15조6000억원이 줄었다.

6월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10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116조5000억원)과 비교해 8조9000억원이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상반기에 ELS와 DLS(파생결합증권) 등을 발행·운용하는 과정에서 1조479억원의 손실을 봤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386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손익 현황. /표=금융감독원

증권사들은 ELS를 판매해 확보한 자금의 대부분을 국공채나 기업어음(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투자해 보유하고, 일부 금액은 헤지를 위해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매입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서 3월 외국 투자은행들은 ELS 파생상품 계약과 관련해 수조원의 달러 증거금을 요구하자 급하게 증거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외환혼란이 야기됐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내려진 경영주의는 이 같은 상황에서 ELS 헤지 운용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고 마진콜 대응 자금을 적시에 조달하지 못함으로 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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