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지인능욕범' 지목 고대생 숨진채 발견

당사자 "해킹 당했다" 해명했지만 얼굴사진, 이름 등 계속 공개
고려대 동문들 "증거도 명확치 않은데 인격살인" 항의글 쇄도

강민규 기자 승인 2020.09.05 20:06 | 최종 수정 2020.09.05 20:24 의견 0
디지털교도소 운영진이 정모씨 사망과 관련해 "고파스의 악플 테러로 잠시 댓글을 막는다"면서 곧 반박글을 게시할 것이라고 고지해 놓고 있다./사이트 캡쳐


[포쓰저널] 사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웹사이트인 '디지털 교도소'에 의해 이른바 '지인능욕범'으로 지목돼 얼굴과 이름 등이 공개된 고려대학교 재학생 정모(2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고대 동문 등은 "증거도 명백하지 않은 상태서 인격살인을 했다"며 사이트 운영진의 자의적인 신상공개에 항의하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씨는 3일 오전 집에서 숨진 채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정씨가 신상공개로 인한 모멸감으로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자세한 경위 파악을 위해 수사 중이다.

'디지털 교도소'는 7월 정씨가 누군가에게 같은 여자 선배의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지인능욕'을 요청했다며 정씨의 얼굴 사진·학교·전공·학번·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게시했다. 정씨가 누군가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신저 내용·음성 녹음 파일 등도 공개했다.

정씨는 신상공개 이후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려 "'디지털 교도소'에 올라온 사진과 전화번호, 이름은 내가 맞다. 그 외의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링크)을 누른 적이 있는데 그때 핸드폰 번호가 해킹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해명 이후에도 '디지털 교도소'는 그의 신상을 계속 공개 상태로 유지했다.

​정씨의 지인은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려 "'디지털 교도소'에 지난 7월 신상이 공개된 이후 정씨가 악플과 협박 전화, 문자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정씨가 재학했던 학과 학생회는 입장문을 내어 "정씨의 억울함을 풀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에 정씨 관련 항의글이 밀려들자 이 사이트 운영자는 현재 관련 댓글 작성을 막은 상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정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한국인으로 추정되지만 서버는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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