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집회 허가" 박형순 판사 '공공의 적'으로…"비상식적 결정에 시민생명 위협"

오경선 승인 2020.08.21 16:24 의견 18
1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등 정부와 여당 규탄 집회 참가자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으로 집회 대부분이 통제됐으나,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 2곳에서는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인파가 몰렸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오경선 기자] 8.15 광복절 집회가 수도권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기폭제가 된 것이 드러나면서 서울시의 금지결정을 무시하고 집회를 허가한 판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방역 문외한인 판사가 터무니없는 논리를 대며 일부 집회를 허가하는 바람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전광훈 목사 추종자 등이 법원이 허가한 동화면세점 앞 소규모 집회에 대거 합류하면서 광화문 일대 전체가 하나의 집회장으로 변질됐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광화문 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71명이다. 53명이 이날 추가 확진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에 이어 지난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전국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비난의 화살은 서울행정법원 박형순 부장판사에게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 부장판사를 겨냥해 '판사 해임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하루만에 2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동의했다. 청원이 20만명을 넘으면 청와대는 의무적으로 관련 사안에 대해 답변을 하기로 한 상태다.

청원인은 “확진자가 속출하는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경고와 호소가 이뤄지는 상황에 광화문 한복판에서 시위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해준 판사의 해임 혹은 탄핵을 청원한다”고 했다.

이어 “100명의 시위를 허가해도 취소된 다른 시위와 합쳐질 것이라는 상식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기계적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내세운 무능은 수도권 시민의 생명을 위협에 빠트리게 할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사법부가 시위참여자, 일반 시민 그리고 경찰 등 공무원을 위험에 빠지게 한 판단에 해임 혹은 탄핵과 같은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예고한 단체들에게 집회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처분했다.

서울시가 밝힌 광복절 집회 신고 단체는 총 26곳, 신고한 참가 인원은 총 22만명이었다.

집회신고 단체들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와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도하는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에이프릴 주권회복운동본부)', '일파만파' 등 극우보수성향 단체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서울시의 집회금지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집회금지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이미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심각했던 만큼 법원이 당연히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은 의외로 일부 집회 개최를 허용하라고 결정했다.

집행 정지를 신청한 10여건 중 에이프릴주권회복운동본부, 일파만파가 제기한 두건은 집회 금지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두 단체가 신고한 참가 신청 인원은 각 1000명, 100명이었다.

재판부는 당시 "서울시가 지적하는 대로 집회가 개최되면 방역 관리를 위해 다수 행정력이 투입돼야 할 수도 있고, 만에 하나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면 역학조사 등을 위한 행정력과 의료 역량이 투입돼야 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방역수칙을 준수할 가능성과 옥외집회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시점에 집회 때문에 감염병이 반드시 확산하리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소규모 집회를 제한적으로만 허용하더라도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진행되면 결과적으로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집회 금지 명령이 감염병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서울시가 애초부터 집회 자체를 금지하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집회 방법 제한을 통한 감염 위험성 감소를 시도하지 않았다"며 방역당국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초역 주변 집회에서 체온 측정, 손 소독, 집회에 사용할 일회용 장갑 배부, 명단 작성, 한 줄로 서서 입장, 일정 간격 유지 등 자체적 방역 대책을 시행했다. 이런 방역 수칙이 이 사건 집회에서도 적절하게 준수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수단체에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5일 광화문 일대에 모인 집회 참가자는 1만~2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방역수칙도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전광훈 목사의 경우 연단에 올라 마스크를 벗은채 연설하면서 방역당국의 자택격리 처분에 공공연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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